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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 71] 아프리카 구리 벨트, '녹색 금속'을 향한 치열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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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 71] 아프리카 구리 벨트, '녹색 금속'을 향한 치열한 경쟁

아프리카 내륙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개의 철도는 소위 '녹색 금속' 수요를 상징한다. 이 경쟁 무역 블록은 오염 산업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자원을 통제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로비토 대서양 철도와 타자라 철도는 모두 아프리카의 자원이 풍부한 구리 벨트에서 운행된다. 이 지역에 접근하려는 국제 후원자들에게는 핵심적인 전략적 자산을 제공한다. 잠비아와 콩고민주공화국(DRC) 사이의 광활한 땅을 아우르는 이 지역에는 구리와 코발트가 무진장 매장돼 있다.
더구나 1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영국과 벨기에의 제국주의자들이 경쟁하듯 광물 수요를 주도하면서 치열한 세력 다툼을 하던 중심지였다. 지금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강대국과 중국이 화석연료를 친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 두 자원에 개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겉으로는 구리 벨트에 접근하려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두 개의 철도 링크 중 가장 최근에 건설된 로비토 대서양 노선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구리 정광의 첫 선적은 연말께 DRC에서 출발한다는 예고가 있었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물류의 대이동이 가능해진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구리 지방에서 서쪽으로 앙골라를 거쳐 로비토 항구와 대서양까지 연간 최대 100만t의 물자를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운송로는 더반이나 남부 아프리카의 다른 동부 해안 항구로 가는 기존의 육로 운송 경로를 우회할 수 있다.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가는 해상 운송을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가는 더 쉬운 경로를 만든 셈이다.

로비토 노선은 콜웨지에서 더반까지의 거리가 1600㎞나 된다. 지금까지는 더반까지 15일 이상 걸렸지만 이 운송로는 절반도 안 되는 거리를 통과해 포트에 도착하는 데 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현재 더반 노선을 이용하는 화물은 DRC와 잠비아 사이의 국경 교차로에서 50㎞에 달하는 대기열에 직면해 있다.

로비토 철도는 글로벌 상품 거래 회사인 트라피구라, 포르투갈 인프라 그룹인 모타-엔길, 남아프리카 철도 운영사인 벡투리스가 4억5000만 달러(약 5980억원)를 들여 합작한 결과물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아프리카개발은행, 아프리카금융공사는 지난 10월에 G7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인프라 및 투자 파트너십(PGI)의 일환으로 철도 지원 초기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는 2월에 이 철도에 2억5000만 달러(약 3322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제공해 미국의 필수 원자재 접근을 지원하고 있다.

잠비아에서 탄자니아를 거쳐 아프리카 인도양 연안의 다르에스살람으로 향하는 동쪽 금속 철도는 중국의 광대한 제조 산업으로 향하는 매우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

타자라 철도는 1970년대 마오쩌둥 치하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인프라에 처음 진출한 철도였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 프로젝트를 ‘중국-아프리카 우정의 상징’이라고 불렀다. 총 길이가 1860㎞나 된다. 이는 남아공으로 가는 도로보다 훨씬 짧고 이동 시간도 5일이나 단축된다. 지난해 12월, 중국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은 로비토 대서양 노선에 대한 대응책으로 10억 달러(약 1조3290억원) 규모의 철도 업그레이드 보고서를 작성했다. 중국은 2023년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G7 이니셔티브와 직접 경쟁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따라 자금 조달을 약속했다.

철도 투자로 이 지역의 확장된 광산도 추가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상당수가 중국 소유의 광산이 될 모양이다. 자원이 무진장한 곳을 선점하는 중국의 모습이 돋보인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