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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중 높은 韓 공급업체, 위기탈출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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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중 높은 韓 공급업체, 위기탈출 방안은

LG이노텍·삼성전기, 전장 사업 진출로 판매선 다각화
삼성D·LGD,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 구축 추진

국내 기업들의 다양한 부품이 사용된 애플의 아이폰 15 모델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기업들의 다양한 부품이 사용된 애플의 아이폰 15 모델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의 판매 다각화 전략이 본격화된다. 애플에 의존하던 매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 전개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부품사들이 애플을 대신할 새로운 카드로 전장 사업을 선택했다. 이 중에서도 애플 아이폰 의존율이 국내사에서 가장 높은 LG이노텍이 적극적이다. 카메라 모듈과 손떨림방지(OIS) 액추에이터 등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2022년 전체 매출에서 애플 관련 매출이 7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21일 개최된 주주총회 자리에서 "FC-BGA(플립칩 볼그레이 어레이) 등 반도체 기판 및 전장부품 사업도 1등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장부품 사업과 광학솔루션 사업 간 기술 융복합 시너지를 통해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전장부품 강자로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이 기존 모바일 중심의 사업체계에서 벗어나 전장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애플 제품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전장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모바일에서 사용되던 카메라 기술을 전장 분야에 적용해 악천후에도 사용이 가능한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일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2025년 전장용 매출 2조 달성과 인공지능(AI) 관련 매출 매년 2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애플 아이폰 15시리즈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으로 매출 다변화를 추구한다. 지난 8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A6라인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 A6라인은 기존 L8 라인을 개조해 구축하는 8.6세대 IT 전용 OLED 라인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곳에서 오는 2026년부터 노트북 패널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장 사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조2925억원 중 30%를 투입해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나선다. 특히 탠덤 기술을 적용한 IT용 OLED 생산라인을 2024년까지 양산·공급체제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한편 전장 사업 강화를 추진한다. P-OLED를 활용한 커브드와 심리스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차량용 OLED 대형화를 통해 슬라이더블∙투명 OLED 등 새로운 폼팩터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선 기업들과 달리 애플에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 외에도 AI 기술 관련 메모리 수요가 높아 애플로 인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매출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지만 당장 유의미한 매출 변화가 있지는 않다"면서 "관련 기업들이 애플 관련 비중을 낮추기 위해 전장을 비롯한 신규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