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애플에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중국에서의 보이콧 등으로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9월로 예정된 아이폰 신제품 발표를 6개월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주력제품의 추가 생산을 위한 부품 공급 물량 계약도 이미 줄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중국으로 날아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중국에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며 애플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으나 이미 확산된 반감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애플의 판매량 감소는 국내 부품사들의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애플로부터) 별다른 연락이 없지만, 곧 (공급 축소) 소식이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애플 판매량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고, 이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9월에 신제품 생산 때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애플을 제소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 특히 그동안 애플을 곱지 않게 봐왔던 미국 소비자들의 반감이 반독점 혐의가 부각되어 구매 거부로 이어질 경우 위기 상황으로까지 몰리게 된다. 이럴 경우 국내 부품 공급사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해진다.
일본 전자기기 분해 조사 기업인 포말하우트의 아이폰 15 프로맥스를 분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부품은 전체 부품 원가의 29.4%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공개한 '2022 공급업체 리스트'를 살펴보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이 13개나 된다.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LG이노텍이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LG이노텍이 '매출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의 87%인 16조4028억원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 고객이 애플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SDI와 포스코 등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단골 기업이다. 중견·중소기업 중에서는 △서울반도체 △범천정밀 △덕우전자 △영풍전자 등이 4년 이상 부품을 공급해왔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