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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의 ‘세계 경영’…한화 ‘글로벌 오션 네트워크’ 구축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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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의 ‘세계 경영’…한화 ‘글로벌 오션 네트워크’ 구축 박차

인수설 나온 지 반년여 만에 한화엔진, 美 필리 조선소 인수
미국 정점으로 동맹국 조선소 엮는 방식으로 사업 외연 확장
HD현대와의 경쟁서 비교 우위 점해, 유럽 진출도 진행할 듯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1월 17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진행된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세션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 운반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1월 17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진행된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세션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 운반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을 출범시킨 직후부터 민간과 방산을 망라한 오션(Ocean·해상) 부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지난 1년여간 한화그룹의 오션 사업 외형 확장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전방위적으로 치밀하게, 그러면서도 빠르고 정교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인수 전부터 이미 향후 밑그림을 그려놓고 실행하는 듯하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김 부회장의 거침없는 발걸음을 재계에서는 마치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이 실현하고자 했던 ‘세계 경영’과 비유된다며, ‘김동관의 세계 경영’이라 칭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미국을 정점으로 동맹국 조선소를 엮는 식으로 한화그룹 글로벌 오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은 물론 부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마련한 미국 내 인맥과 사업 파트너들과 교류를 넓히면서 현지에서 한화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 구축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김 부회장의 한화그룹은 특정 기업 인수설이 언론에 보도된 뒤 반년여 만에 실제 인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2월 출범한 한화엔진(구 HSD엔진)에 이어 지난 21일에는 미국 필리(Phily) 조선소를 품에 안았다.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탈(Austal) 조선소 인수 협상도 조만간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오스탈 조선소를 인수하면, 한화그룹은 오스탈이 인수해 운영하는 필리핀 수비크(Subic) 조선소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크 조선소는 경제적·군사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어 효용 가치가 매우 높다. 오스탈은 필리핀에서 수비크 조선소 이외에 세부(Cebu)에서도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어, 한화그룹이 인수만 하면 필리핀 조선산업의 절대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또한 김 부회장이 그리는, 한화오션 출범 후 2년도 안 돼 한국과 미국·오스트레일리아·필리핀을 연결하는 글로벌 오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과 한화그룹의 전략은 결국 한화오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구 옥포조선소)이 처음 건설될 당시, 우리 정부는 이곳에 당시 세계 최대 크기의 도크를 건설하도록 했다. 이유는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는 미 해군 항공모함의 수리 업무를 한국에서도 맡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이 태생적으로 방산을 할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3 초대형 조선소인 한화오션은 대우그룹 시절 루마니아와 중국 조선소는 물론 대한조선 등 국내 중견 조선소를 위탁경영해 살려낸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수비크 조선소 운영도 가능하다”면서 “필리 조선소와 오스탈 조선소도 선진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회사를 발전시키면, 상선 건조의 외연을 확대하면서 당초 목표로 한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은 물론 함정 건조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행보에 당혹스러운 업체는 HD현대그룹이다. 그룹 방산을 전담하는 HD현대중공업은 올 초 필리 조선소와 MRO 등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고,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다수의 함정 건조 계약을 수주한 덕분에 2022년 수비크 조선소에 군수지원센터(LSSC)를 개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선박 블록 제작, 선박 수리 등이 가능한 해양 복합단지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HD현대의 글로벌 확장을 한화그룹이 가로막는 형국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으로 HD현대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드러나지 않았으나 한화그룹은 세계 시장 확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며, K-방산 수요가 늘고, 주요 상선 선주들이 몰려 있는 유럽이 다음 대상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