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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LCC, “생존 전략 없인 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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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LCC, “생존 전략 없인 날 수 없어”

수요는 늘었지만 수익은 제자리…LCC 수익성 악화 '구조적 문제'
전략 바꿔야 산다…중장거리·특화 노선 등 새 먹거리 모색
"정부도 LCC들이 자체 경쟁력 갖출 수 있도록 지원 나서야"
전문가들은 LCC 산업이 생존하려면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은 모은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전문가들은 LCC 산업이 생존하려면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은 모은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증가와 고환율, 소비심리 위축 등이 겹치며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LCC들이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LCC 4곳이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냈다.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비용 증가로 수익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외생 변수보다는 구조적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LCC 산업이 생존하려면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LCC들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비용 구조와 수익성 악화"라며 "코로나 이후 억눌렸던 수요가 풀리며 수송은 늘었지만, 항공권 가격을 낮춰 유도한 수요라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윤철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도 "외형적 회복에 비해 수익 회복은 더디다”며 “경쟁 격화와 운영비 증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두 교수는 현 상황에서 LCC들이 단기·중장기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휘영 교수는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레저·스포츠 등 특화된 수요를 타깃으로 신규 시장을 개발하고, 중장거리 노선과 고급 서비스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철 교수는 "LCC 간 전략이 다양화된 만큼 각 항공사별로 명확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며 "제주항공은 정통 LCC 전략을 유지하며 성장 기반을 다진 반면, 티웨이항공처럼 단거리·장거리를 병행하는 항공사는 고위험·고수익 전략인 만큼 보다 정교한 경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제도적 역할도 주문했다. 이휘영 교수는 "혼잡 공항인 인천이나 김포의 슬롯을 새로 배분하긴 어려운 만큼, 지방공항 중심으로 새로운 노선을 개발하는 항공사에 착륙료 할인이나 노선 개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수요층을 타깃으로 한 실험적 사업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정부가 안정화 자금을 지원하는 등 구조 개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철 교수는 "정부는 통합 국적 항공사뿐 아니라, LCC들이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인프라·슬롯·운임 정책 등에서 유연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