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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韓中日경쟁 승기 잡았다] 전문가들 “규격화 흐름에 K배터리 승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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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韓中日경쟁 승기 잡았다] 전문가들 “규격화 흐름에 K배터리 승산 있다”

품질 우수하면 경쟁국 배터리도 ‘픽’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승부수 주목
전·후방 생태계 점검해 캐즘 넘어야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46시리즈(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와 2170(지름 21mm×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의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46시리즈(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와 2170(지름 21mm×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의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한국 배터리가 중국·일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규격 표준화가 꼽힌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고급화 시장에서는 품질과 안전성 면에서 우수한 한국 제품에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22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배터리 부문 경쟁 구도에 대해 인터뷰 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규격화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배터리사들과 중국·일본 완성차 기업 간 계약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는 각 완성차 모델에 맞게 배터리를 맞춤 설계했다면 이제는 배터리 제품이 규격화·표준화하면서 긴밀한 협업의 중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품질이 우수한 배터리라면 경쟁 국가 제품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나 CATL 각형 전지처럼 표준화된 제품이 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배터리 셀사 중에서 성능과 가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배터리 3사는 품질과 내구성, 안전성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중국 배터리사들은 가격 경쟁력으로 추격 중”이라며 “중국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 한국 배터리를 장착해서 테스트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글로벌 점유율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내구성이 우수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일시적 시장 부진(캐즘)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3사는 지난 3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도 이 제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문 교수는 “중국 배터리사의 시장 점유율이 큰 가운데 한국 배터리 3사가 점유율 30%선을 넘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들이 중국을 포함한 완성차 제조사들과도 합종연횡을 하모색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배터리 관리 체계(BMS)를 중국 기업과 공유하게 돼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생존을 위해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회에 한국 배터리 3사가 기술력 우위로 중국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뛰어넘을 전략을 돌아보라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박 교수는 “한국 배터리 산업이 소재나 자원 생태계, 전·후방 산업 기반은 중국 등에 비해 취약한 부분이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려면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나연진·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