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세련됐다"...하이브리드 같은 주행 감성 100% 공감
낮은 무게중심에 탄탄한 코너링...빗길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
패들로 조절되는 회생제동·원페달 주행...도심 정체구간서도 '쾌적'
낮은 무게중심에 탄탄한 코너링...빗길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
패들로 조절되는 회생제동·원페달 주행...도심 정체구간서도 '쾌적'

르노코리아 한 관계자의 이 말에 100% 공감하게 된 건 지난 25일 서울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왕복 약 28km를 직접 달려본 뒤였다.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세닉)'은 전기차지만 주행 감성은 전기차답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기계적인 출력감보다는 하이브리드에 가까운 유연함과 매끄러움을 갖췄다. 거친 파워가 아닌 세련된 움직임이었다.
르노코리아가 3년 만에 국내에 내놓은 전기차이자 1년 만에 출시하는 신차인 세닉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프랑스 르노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 ‘암페어(Ampere)’가 설계한 전용 플랫폼 ‘AmpR 미디움’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덕분에 낮은 무게 중심과 탄탄한 차체 균형감이 특징이다. 이날 시승 코스는 가벼운 빗길이었지만, 도심을 벗어나 고속구간에 진입할 때까지 차체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스티어링 반응은 즉각적이고 예리했다. 코너링 구간에서도 불안한 낌새 없이 매끄럽게 회전했다.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0.0kg·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9초다.
회생제동 기능은 운전의 피로도를 낮추는 또 다른 장점이다. 스티어링 휠 뒤쪽 패들을 통해 5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도 지원해 정체 구간이나 빗길에서도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지 않아도 된다.


실내는 출·퇴근 데일리카로 손색없는 구성이다.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갖춘 2열은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솔라베이' 글라스 루프다. 4단계 투명도 조절 기능이 있어 햇빛을 차단하거나 개방감을 조절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 조합으로 구성됐다.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는 물론 T맵이 기본으로 내장돼 있어 내비게이션·음악·공조 기능 등을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다. 클러스터는 오른쪽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6가지 레이아웃 설정이 가능해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프랑스 전자음악 거장 장 미셸 자르와 협업한 오디오 시스템은 하만카돈의 튜닝을 더해 생생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주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다만, 1열 컵홀더가 하나뿐이라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 공간에 비해 수납 기능이 아쉽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세닉은 LG에너지솔루션의 87kWh 고성능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60km 주행이 가능하다. 130kW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2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4분이 걸린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이날 시승회에서 "세닉은 르노의 오랜 시간 다듬어온 가치에 전기차 기술을 더한 모델"이라며 "르노코리아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 시장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세닉은 한국 고객들에게 인상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