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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K-조선, 거친 여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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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K-조선, 거친 여름 맞나

주요 조선사들 투표 통해 노조 파업권 확보
사측 제안 부합 안하면 18일 총파업 돌입 예고
조선업종노조연대가 9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앞에서 '총파업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조선업종노조연대가 9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앞에서 '총파업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희 기자
올해 조선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선박 수주 감소로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끝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합당한 대우를 원하는 노조와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사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이 예상된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한화오션·케이조선 등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소속 5개 사업장 노조는 전날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통해 모두 파업권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지부는 95.6%, HD현대미포조선노조는 95.8%, HD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96.4%, 한화오션지회는 92.7%, 케이조선지회는 94.8%의 찬성률로 각각 파업권을 얻었다.

이날 조선노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며 17일까지 조합 요구에 부합하는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다음 날인 18일 사업장별 1차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휴가 전 타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조선업은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이지만 그 중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조 측이 본격 파업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납기 지연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3년치 일감을 수주한 조선 3사의 경우 배를 제때 인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선주들과의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추가 수주를 어렵게 할 수 있다.
현재 조선업계 상황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선박 수주가 크게 줄며 슈퍼 사이클의 끝이 보여서다. 그런 만큼 노사 간 합의가 중요한 상황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6월 전 세계 누계 수주는 193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647척)로 전년 동기 54% 줄었다. 이 중 한국은 487만CGT로 33% 감소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노조 측 제안이 사측에 전달됐지만 거기에 대한 간극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