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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시간] 전문가들 “컨트롤타워 형식 고민해야…M&A·인사쇄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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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시간] 전문가들 “컨트롤타워 형식 고민해야…M&A·인사쇄신 과제”

미전실 답습 대신 컨트롤타워 형식 고민해야
M&A로 반도체 설계·파운드리 초격차 복원
조직문화 개편과 기술 중심 인재·경영 필요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연합뉴스

재계 전문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최우선 과제로 ‘컨트롤 타워 복원’을 꼽았다. 삼성 계열사 간 의사 조율 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과 인적 쇄신이라는 이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국 반도체 업계를 글로벌 반열에 올려놓은 삼성의 위기 극복 여부가 한국 반도체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20일 글로벌이코노믹이 경영·반도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최우선 과제를 질의한 결과 이들은 삼성이 과거 미래전략실 수준의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회장 직속 삼성 미래전략실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으로 재편됐다. 하지만 결국 이 회장의 리더십과 결단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함께 권한과 책임이 있는 컨트롤타워 복원이 필요하다”며 “과거 미전실에 관해 권한이 없는 인사가 그룹 의사결정에 개입했다는 비판이 나왔던 만큼, 앞으로 만들 컨트롤타워는 삼성 주요 계열사 중 하나에 마련한 뒤 의사 결정을 계열사별 이사회와 연계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컨트롤타워를 통해 빠르고 과감한 M&A와 인사 쇄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나 데이터센터 등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 성과가 부진했던 데다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왔다. 벌어진 기술 격차와 느려진 개발 속도를 다시 따라잡으려면 어느 때보다 M&A와 조직 분위기 개선이라는 변화가 필요하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일 플렉트사 인수로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추가 확보한 것은 삼성전자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며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소로 M&A 대상 물색과 인수여부 결정을 마음 편히 내릴 수 있게 된 만큼 M&A와 관련한 의사 결정을 신속히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부와 조직 운영을 정비하고, 사업 실책·부진에 대한 인사 책임도 이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환 상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삼성 HBM과 파운드리의 위기는 한국 반도체 업계 전체의 위기이기도 하다”며 “팹리스 등 반도체 설계 기업 M&A는 뒤처진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를 극복하고 짧은 시간에 ‘점프 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주력 사업으로 부상한 제약 분야의 투자도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김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제네릭 생산 중심으로 경쟁력을 발휘하는 만큼 신약개발이라는 새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