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분기 영업익 부진…질적성장·생산지 최적화로 대응 (종합)

LG전자가 경쟁이 치열한 TV 시장을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대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줄었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같은 기업간거래(B2B) 등을 중심으로 질적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국 관세 등은 미국과 멕시코 공장 생산 확대로 대응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6.6% 감소한 6394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4.4% 줄어든 20조 7352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의 수요 부진에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겹쳐 2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물류비 등의 비용이 전년 대비 증가한 영향도 받았다.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분야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 사업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 19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3.5% 감소한 4조 3934억 원을 기록했다. TV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판가를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결과가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생활가전(HS사업본부)과 전장(VS사업본부), 냉난방공조(ES사업본부) 사업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데다 2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장 사업은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HS사업본부는 43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 매출은 2.8% 증가한 6조 5944억 원이다. 가전 수요 감소와 관세·해상운임 부담에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중간소득층 시장(볼륨존) 영역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편 결과다.

전장 사업을 영위하는 VS사업본부는 영업이익이 1262억 원을 기록해 52.4% 증가했다. 매출은 5.8% 늘어난 2조 8494억원이다. 수주 잔고가 안정적인 데다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사 차량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에서 프리미엄 판매 비중을 늘려 제품 믹스를 개선했다.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이끄는 E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0.6% 증가한 250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 6442억 원으로 4.3% 증가했다. 국내 가정용 에어컨 수요가 늘며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칠러의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LG전자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용 칠러의 매출 실적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중 1곳과 데이터 센터 협업을 위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하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장과 냉난방공조, 부품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등 B2B의 2분기 매출액은 6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했다. 가전구독 사업은 18% 늘어난 6300억 원의 매출을 냈다.

LG전자는 △전장·HVAC 같은 B2B △구독·웹OS 등 하드웨어 이외 분야(Non-HW) △엘지전자 홈페이지(LGE.COM)의 소비자직접판매(D2C)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에 주력해 사업의 펀더멘털을 계속 견고하게 다져나갈 방침이다.

미국 관세 부과 영향은 ‘생산지 최적화’ 전략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하반기는 철강 관세와 상호관세로 제조 원가가 상승해 시장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2분기부터 시작된 관세 영향은 선행 재고 운영과 원가 절감으로 최소화하고, 생산지 최적화 등 적시대응으로 극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산지 최적화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보편관세 상황에서는 현재의 생산지 공급체계를 유지하되, 미국 권역별로 제품 공급지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세탁기의 경우 9월부터 멕시칼리 지역에 세탁기 공장을 추가 운영해 관세 대응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관세 조치가 발표된다면 미 멕시코 생산지에서 공급하는 물량을 확대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LG전자는 로봇과 데이터센터용 HVAC 솔루션 등 AI 수요에 대응하는 방향도 공개했다. LG전자는 “당사는 가정과 사용자 간 원활한 상호작용을 만드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가전과 로봇 간의 연결성 면에서 차별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과 칠러 솔루션에 더해 AI 데이터센터용 고효율 액체냉각 솔루션 개발을 마치고 연내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인수한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상업용 로봇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과 연계해 산업로봇 관련 역량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