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조선소 MASGA 모델로 주목
HD현대도 美 협력·투자 가능성 높아
국내 함정건조 특별구역 제정도 거론
HD현대도 美 협력·투자 가능성 높아
국내 함정건조 특별구역 제정도 거론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조선3사는 빠르면 이달 중 한미 조선업 협력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마스가 프로젝트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조선업 협력과 대중(對中) 견제 기조 속에서 미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구체적인 전략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한국 정부의 마스가 제안으로 주목을 받은 모델은 미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에 인수했다. 기술을 이전하고 인력을 파견해 설비 현대화와 조선업 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생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전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존 펠란 미 헤군성 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에게 마스가 기여 의지를 직접 보여줬다.
한화그룹 다음으로 미국 조선소 인수에 나설 곳은 HD현대가 유력하다. 올해 들어 미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군함 건조와 첨단 분야 기술 협력을 하기로 했고,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는 현지 선박 공동 건조를 준비하고 있다. 팔란티어와 인공지능(AI) 미래형 조선소(FoS)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담당 전무는 3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모든 방안을 열어 놓고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면 국가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1억 달러 규모의 필리 조선소 인수도 큰 도전으로 여겨졌는데 마스가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가 큰데다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기 때문에 조선사들이 참여 방식을 신중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현지 투자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미 함정 건조와 MRO를 수행할 구역을 따로 마련하는 방안도 나왔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대표 발의한 ‘한미 간 조선산업의 협력 증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마스가 지원법)은 미군함과 수송선, 관련 블록 등을 만드는 방산 기지 특별구역을 지정할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미국 밖에서 건조했을 때 우려되는 군사기밀 유출 문제를 해결하고, 함정 건조 인프라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중형 조선사들이 특별구역 조성에 참여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