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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GM 연합, ‘양손잡이 전략’으로 미주 시장 공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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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GM 연합, ‘양손잡이 전략’으로 미주 시장 공략 시동

전방위 파워트레인·차급별 플랫폼 분업…작년 MOU 이후 공동개발 본격화
디트로이트 gm 헤드쿼터(왼쪽), 현대·기아 본사(오른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디트로이트 gm 헤드쿼터(왼쪽), 현대·기아 본사(오른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공동개발 중인 5개 차종의 구체적 청사진을 7일 공개하며, 작년 체결한 전략적 협력의 실행 단계가 본격화됐다. 이번 협업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모든 파워트레인을 아우르며, 중남미와 북미라는 서로 다른 시장에 맞춘 차급 전략이 결합된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발표는 2023년 9월 양사가 체결한 MOU에서 출발한다. 당시 현대차와 GM은 내연기관(ICE)부터 하이브리드(HEV), 배터리 전기차(BEV), 수소연료전지차(FCEV)까지 모든 동력 기술에 대한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며, 글로벌 차량 공동개발의 틀을 마련한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양사는 실질적인 협력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단순한 기술 공유를 넘어 생산, 디자인, 부품 소싱, 친환경 제조 공정까지 다방면에서 손을 맞잡은 것이다.

이번 공동개발 차량은 총 5종. 이 중 4종은 중남미 시장을 겨냥했다. 중형·소형 픽업트럭, 소형 승용차, 소형 SUV까지 모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겸용으로 기획됐다. 여기에 북미 상용차 시장을 위한 전기 밴 1종이 포함된다. 이 전기 밴은 2028년부터 미국 현지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양사가 차급별로 개발 주도권을 나눠 맡는다는 점이다. GM은 중형 픽업 플랫폼을, 현대차는 소형차 및 전기 밴 플랫폼을 주도한다. 플랫폼은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각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독립적으로 설계된다. 즉, 동일한 뼈대를 공유하면서도 겉모습과 세부 세팅은 각기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이는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주목받는 ‘플랫폼 공유, 브랜드 개성 유지’ 전략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비용을 줄이면서도 소비자 경험의 차별화를 가능케 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이들 차량을 통해 연간 80만 대 이상의 생산 및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픽업과 소형 SUV가 주력 시장인 중남미에서는 지역 소비자의 수요에 맞춘 하이브리드 대응이 기대된다. 북미에서는 상용 전기 밴을 통해 탄소중립 및 도심 물류 전환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굵직한 두 글로벌 회사가 상생과 위기 돌파의 창구로 손을 잡은 것은 현재의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다”며 “정통 제조사들이 신흥 브랜드에 맞서 합리적인 해결과 대응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