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장기화 속 로봇도입 본격화 전망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로 산업계 '혼란'
안전에 민감한 정부기저…시선은 로봇으로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로 산업계 '혼란'
안전에 민감한 정부기저…시선은 로봇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15% 관세, 국내 노사 갈등, 노란봉투법 시행 등으로 경쟁력이 흔들리자 로봇과 스마트 팩도리를 결합한 무인화 전략이 생산성과 경쟁력 제고의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0월부터 미국 내 차세대 생산 거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할 전망이다. 초기에는 자동차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순서대로 배치하는 단순 작업부터 시작한다. 장기적으로는 조립라인의 40%를 로봇이 담당하고 로봇 1대가 근로자 1.5명에 해당하는 효율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동차·철강·조선·반도체 등 주력 산업은 고임금 구조와 반복되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겪으며 인건비 절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망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과거 조립 공정에 국한됐던 로봇은 이제 검사·물류·포장까지 확대돼 사실상 전 공정을 무인화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인건비 절감이 필수라는 공감대마저 확산되고 있다.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의 푸리엔위잔과기유한공사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은 로봇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팩토리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전자기업은 24시간 무인 체제를 가동하며, 인건비 부담을 낮췄다.
이 과정에서 불량률 감소, 납기 단축, 재고 관리 효율화 등 부가 효과도 함께 거두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인건비와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자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초기 상용화 가격을 10만 달러로 가정하고 5년간 하루 24시간 투입할 경우 시간당 비용은 3.4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현대차 국내 공장 인건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로봇 가격이 3만 달러까지 떨어지면 시간당 비용은 1.2달러로 줄어 인건비 대비 20분의 1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의 경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조의 파업권은 확대됐지만, 기업의 대응 여지는 줄었다. 잦은 파업으로 생산이 멈추면 협력업체까지 연쇄 타격을 입는다. 이런 환경은 기업들이 로봇투자를 서두르게 만든다.
'노동자 보호 법안'이 오히려 노동자의 일자리를 줄이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하는 이유다. 실제 일부 대기업은 생산라인의 30~40%를 단계적으로 자동화 설비로 교체하겠다는 내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공장은 단순히 비용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IoT와 데이터 기반 공정 관리가 결합된 스마트팩토리는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품질 균일성과 납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2차전지·반도체와 같은 정밀 산업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 발전 정도에 따라 글로벌 제조업 경쟁 지형도 변화할 것"이라며 "독일, 일본 같은 기술 선진국과 중국, 인도 같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국가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스마트 팩토리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