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곽노정 만난 푸케 ASML CEO…화성캠퍼스 준공으로 협력 '속도'

첨단 반도체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운영진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ASML이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인 화성캠퍼스를 준공한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협업 강화가 기대된다.

푸케 CEO는 12일 경기도 화성시 송동에서 열린 ASML 화성캠퍼스 준공식에 참가했다. ASML은 반도체 선단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해 '슈퍼 을(乙)'로 불린다. 화성에 새로 문을 연 'ASML 화성캠퍼스'는 기술 지원과 장비 교육을 비롯해 심자외선(DUV)·EUV 트레이닝센터가 포함된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의 주요 거점이다.

푸케 CEO는 준공식 후 오후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삼성전자는 ASML의 주요 고객사로 올해 초 처음으로 하이 NA 장비를 국내에 설치한 데 이어 양산용 장비를 한 대 더 설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완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의 테일러 팹(Fab)에도 ASML의 장비가 들어가는 만큼 전 부회장과 푸케 CEO는 추가 장비 도입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ASML은 미국 오스틴 지역에서 삼성의 EUV 장비 초기 시운전을 지원할 ‘필드 서비스 엔지니어’ 모집 공고를 내기도 했다.

푸케 CEO는 전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9월 경기도 이천 M16 팹에 양산용 하이 NA EUV 장비를 반입한 바 있다. 메모리 제품도 미세화와 고성능 요구가 확대되면서 ASML의 장비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추세다. 곽 사장과 푸케 CEO는 향후 협력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ASML은 화성캠퍼스 준공을 계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과 기술 교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ASML 화성캠퍼스 준공식에서 “ASML 화성캠퍼스는 지자체·중앙정부·국가 간 협력이 결실을 본 사례”라면서 “한·네덜란드 간 반도체 기술 협력과 투자가 더욱 긴밀히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