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유예·예외 성과 없이 끝난 통상 방미
대미 수출 의존 구조 속 자동차 산업 불확실성 확대
대미 수출 의존 구조 속 자동차 산업 불확실성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가능성을 다시 꺼내든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방미가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되며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외교를 통한 완충 장치 마련이 불발되면서 관세 리스크가 산업 구조적 부담으로 부상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인상 경고는 단순한 압박성 발언을 넘어 실제 정책 카드로 재부상하는 양상이다. 미국의 관보 게재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관세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미 수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한국 자동차 산업 구조상 관세 인상은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그럼에도 김 장관이 이번 방미에서 구체적인 예외나 유예 조치가 도출되지 못하며 관련 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이슈를 단기 변수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가 특정 산업이 아닌 전 산업을 대상으로 한 조치라는 점에서 부담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만 놓고 보더라도 추가 관세 부담이 수조원 단위로 늘어날 수 있어 기존의 비용 절감이나 가격 전략만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중장기 투자 전략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의 대응 여력도 제한적이다. 미국 소비 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데다 일본과 유럽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관세 부담을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는 쉽지 않다. 관세 인상분을 흡수할 경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는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여력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위원은 "가격 인상이나 투자 조정만으로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수익성 훼손이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부품업계의 상황은 완성차보다 더 심각하다. 완성차와 달리 가격 조정이나 생산지 이전이 쉽지 않은 중소 부품사들은 관세 인상 시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완성차 현지 생산이 늘어나는 흐름과 달리 부품 생산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완성차 생산 증가가 곧바로 부품업계 호황으로 이어지던 과거의 구조는 이미 깨졌다"며 "이미 중소 부품사 상당수가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압력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대응이 가시화되지 않는 가운데 업계는 각자도생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고부가 차량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공급망 재편 등이 거론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현지 생산 확대는 대기업에는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국내 부품사에는 직접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관세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통상 대응이 산업의 방패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수익성과 산업 생태계 전반을 동시에 시험받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