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본사 최종 결정 뒤 코엑스서 기자회견
자동차 사업 접고 모터사이클 집중…AS·부품 공급은 계속
자동차 사업 접고 모터사이클 집중…AS·부품 공급은 계속
이미지 확대보기혼다코리아는 2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지홍 대표는 “시장 환경 변화와 환율 동향,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전날 글로벌 본사 회의에서 최종 논의가 이뤄졌고, 그 결과가 22일 확정됐다. 한국 법인도 사전에 이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혼다코리아는 이번 결정을 두고 “철수”보다는 “자동차 판매 사업 종료”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에서 혼다 브랜드 전체를 접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모터사이클 사업은 오히려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모터사이클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4만3000대를 판매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 수준이라고 밝혔다. 혼다코리아는 앞으로도 이륜차 시장에서 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관심이 쏠린 것은 자동차 고객 보호와 딜러사 대응 방안이다. 혼다코리아는 판매 사업 종료 이후에도 차량 유지관리 서비스, 부품 공급, 보증 대응은 계속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자동차 서비스는 전국 18개 서비스센터와 협력 거점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고객 연락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시장 내 퀵서비스 기능은 일부 줄어들 수 있지만, 주요 서비스 기능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기 고객에 대해서는 순차적인 안내와 취소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혼다코리아는 “내일부터 충분히 설명드리고 취소 여부를 결정하게 할 것”이라며, 이미 확보한 물량 소화 문제도 딜러사와 협조해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딜러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갈등보다는 정리 과정에 무게를 뒀다. 회사 측은 “딜러사와는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잘 지내고 있었다”며 “기자회견 1시간 전에도 딜러사와 논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헤어질 때도 아름답게 헤어지자고 했다”며 다음 주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를 리스트업해 하나씩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조직 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판매 사업 종료에 따라 관련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유지되는 부문과 없어지는 부문이 섞여 있을 것이라며 일괄적인 축소가 아니라 사업별로 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회사는 자동차 사업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지만, 최소한의 범위로 조정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바 있다.
사업 종료 배경에 대해서는 결국 한국 시장에서의 수익성과 글로벌 내 위상이 함께 언급됐다. 혼다코리아는 글로벌 혼다가 현재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은 혼다 글로벌 판매망 안에서 자동차 판매 비중이 크지 않고, 현지 법인 기준으로도 선두권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됐다. 회사 측은 “판매 대수 순위를 이야기하기엔 부끄럽다”고 표현했다.
향후 재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판매 사업 종료 이후 한국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모터사이클 부문은 계속 확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신규 딜러 모집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회사 측은 이달 말까지 서류 접수를 받고 현장 실사 등을 거쳐 빠르면 내년 2~3월 신규 거점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영 서비스 거점 확대 계획도 일부 공개됐다. 현재 딜러사 공백 지역은 인근 판매점 위탁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직영 서비스 거점은 공사 중으로 6월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중고차 가격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혼다코리아는 차량 가치는 여러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중고차 가치 보장 프로그램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체험 공간인 ‘더 고’와 혼다 바이크 교육 기관의 운영 여부에 대해서는 “일부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발표로 혼다코리아는 2004년 시작한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다만 2001년부터 이어온 모터사이클 사업은 계속 유지·강화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한국 철수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회사는 거듭 강조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판매 종료 시점까지 남은 차량과 대기 고객, 딜러사 정리, 그리고 기존 고객의 서비스 불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모아질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