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화오션 잇단 노동위 판단
완성차·조선 넘어 산업계 확산 우려
완성차·조선 넘어 산업계 확산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17일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최근 현대차와 한화오션 관련 원·하청 교섭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따져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잇달아 내렸다. 직접 고용 관계가 없더라도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 권한을 행사하면 교섭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 권한을 가진 자로 넓힌 것이 핵심이다. 산업계는 원청 사용자성 판단이 확대될 경우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늘고 교섭 대상과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현대차에서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이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받아들여졌다. 금속노조는 현대차를 상대로 하청 노동자에 대한 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사용자성이 없다는 취지로 공고를 거부하자 노동위에 시정을 신청했다. 결정서가 송달되면 원청 교섭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 사례는 업종은 다르지만 모두 협력업체와 사내하청 비중이 높은 대표 제조 현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차는 생산 라인과 연구소, 보안, 구내식당, 판매망 등이 얽혀 있고 한화오션은 조선소 안에서 생산, 안전, 시설, 운영 업무가 맞물려 있다. 교섭 책임 범위가 넓어질 경우 제조업 전반의 노무 비용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계 기업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노란봉투법 논의 과정에서 사용자 범위 확대와 경영진 책임 강화가 미국계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법적·운영상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이사도 법 시행이 미국 기업의 향후 한국 투자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산업계는 이번 판단이 자동차와 조선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 정유, 건설·플랜트, 물류 등 협력업체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도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 수 있어서다. 노동계는 원청이 작업장 운영과 안전, 시설, 근무 환경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만큼 교섭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교섭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생산 일정과 투자 판단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노사 갈등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기업 부담을 키워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원청 교섭을 둘러싼 노무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국내 투자와 신규 채용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시장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