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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용유지,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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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용유지,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나

윤석후 우석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윤석후 우석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인간이 건강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양분의 섭취가 필수적이다. 우리가 건강한 일상생활을 영위하려면 성인들은 하루에 평균 2000칼로리의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인간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3대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인데 이들에게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우리 몸에 이상적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식품과학자 및 영양학자들은 지방질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의 양을 20~25%로 권장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의 지방질 섭취 비율은 아직까지 안전한 범위에 있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지방질의 섭취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방질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단위 무게당 약 2.2배의 열량을 갖고 있어 언제부터인가 지방질은 기피 영양분 1호로 인식되게 되었다. 우리 몸은 여분의 열량이 생기면 이를 지방질로 저장하여 비상시를 대비한다. 지방질은 우리 몸에 필수지방산을 공급하고 지용성 비타민을 공급하며 단열 효과를 갖고 내장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다양한 생리기능성분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도 지방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막의 주성분으로서 지방질이 없으면 우리는 생명을 영위할 수가 없다.
우리는 지방질을 음식물로부터 섭취하는데 지방질은 식용유지처럼 눈에 보이는 지방질과 쌀, 우유 등과 같이 식품에 들어 있어 직접 눈에 보이지 않게 섭취한다. 우리가 예전에 지방질의 섭취가 많지 않았을 때는 대부분의 지방질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부터 섭취했으나 사회 및 경제의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진 이후부터는 고기, 유제품 등의 소비 증가와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지방질의 섭취가 꾸준히 증가했고 이제는 두 지방질의 비율이 거의 같은 수준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공급되는 식용유지의 양은 최근 73만t가량으로 추정된다. 팜기름, 콩기름, 옥수수기름, 코코넛기름, 참기름 등이 주요 소비 식용유지다. 자급률은 2% 수준으로 거의 모든 유지 및 유지 원료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식용유지의 주요 구성성분은 지방산이다. 지방산은 그 안에 불포화 결합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식물성기름은 불포화결합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상온에서 액상을 유지하나 쇠기름, 돼지기름과 같은 동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 대신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상온에서 고체로 존재한다. 식물성 식용유지 중 올리브 기름은 불포화 결합이 하나인 단일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으면 우리 몸에 유익한 기능을 많이 갖는 반면 열에는 취약하여 조리 중에 빨리 상하게 된다. 반면 포화지방산이 많으면 열에는 매우 안정돼 튀김 등에는 좋으나 우리 몸에 고지혈증, 저밀도콜레스테롤 증가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단일불포화지방산은 어떨까? 단일불포화지방산은 이 두 지방산의 중간 성질을 갖는다. 이 점이 바로 근래 들어 올리브 기름이 각광을 받는 이유다. 그러면 올리브 기름만을 먹으면 건강에 유리할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유지영양학 연구에 의하면 우리 몸에 이상적인 지방산의 섭취 비율은 포화지방산, 단일불포화지방산, 고도불포화지방산이 1대 1대 1이다. 일례로 팜기름과 콩기름을 반반씩 섞으면 이와 비슷한 비율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전체 식용유지를 대상으로 공급량과 지방산 조성을 대입하여 지방산 비율을 계산하면 대략 1대 1대 1로 나온다. 즉 우리가 어느 특정 식용유지만을 집중적으로 먹지 않고 골고루 먹는다면 자연적으로 이상적인 비율에 맞취지는 것이다.

유지를 전공하는 필자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필자는 어느 기름을 사서 먹느냐는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조리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름을 사서 먹는다”이다. 나물을 무치거나 샐러드를 먹을 때는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 기름 등, 전을 부치거나 닭 튀김 등을 할 때는 콩기름, 옥수수기름이나 포도씨기름 등등을 다양하게 구매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식용유지나 마가린 등 유지제품은 세계 최첨단의 위생적인 공정으로 생산되어 최고의 품질을 갖는다. 이런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식용유지는 식품과학적으로나 영양학적으로나 차이가 거의 없다. 식용유지는 그 종류에 따라 용도가 다양하니 그때그때 필요한 기름을 다양하게 적당량 사용하면 큰 문제 없이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후 우석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