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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만성질환과 식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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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만성질환과 식생활습관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2012년 우리나라 국민의료비는 총 97조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한다. 이 중 공공의료비(국가재원, 건강보험, 산재보험, 장기요양보험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의료비 무게는 상당히 크다. 이에 따라 공공의료비를 늘려가야만 하는데 정부로서도 부담이 크다. 국민의료비 증가는 평균 수명의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2000년 76세였던 평균수명이 2012년에는 81.4세로 급격히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해 정부는 엄청난 의료비를 쏟아부어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수준은 그리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미국의 ‘로마린다’라는 작은 도시에서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로마린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남부에 위치한 도시이다. 로마린다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2만3000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로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잡지에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일본의 오키나와, 코스타리카 니코야 등과 함께 세계적인 장수마을로 소개된 바 있다. 로마린다 사람들은 미국의 다른 캘리포니아 지역 사람들보다 약 4년에서 10년 이상 장수하며 암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가 매우 적다고 한다.
첫 번째 이유는 주민들이 모든 질병의 원인은 잘못된 식생활과 생활습관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청에서도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운동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노인들은 누구나 한 달에 15달러 정도만 내면 헬스센터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로마린다에서는 등산을 하기엔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등산을 즐기고, 노인들마저도 마라톤 경기에 열심히 참여한다고 한다. 몸이 불편해도 운동을 잘 할 수 있다는 주위 사람들의 격려 덕분에 운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로마린다에서는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두 번째는 훌륭한 의료시설이 있고 시에서 시민들에게 많은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내에는 로마린다 의과대학이 있다. 530여석의 메디컬센터가 시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고 주위 이곳저곳에 부속병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병원과 시청에서는 수시로 식생활과 건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세미나 등을 통하여 주민들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로마린다 주민들처럼 만성질환은 잘못된 식생활과 생활습관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한다면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도 국민들이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국민에게 만성질환에 대한 예방방법과 건강관리 방법을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면 국민들의 건강은 대폭 신장되고, 국민의료비용도 크게 절감될 것이다.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