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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장수의 비결…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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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장수의 비결…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동물 중에 배가 불러도 토하면서 먹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다고 한다. 사자도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누구나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 해가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과식을 하게 되면 몸 안에 독성물질이 생성되어 질병을 일으킨다.

암(癌)이라는 한자에는 입구(口) 자가 세 개나 있으며 밑에는 뫼산(山)자가 있다. ‘암이란 입구 자가 세 개나 있는 것처럼 음식을 세 배나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며 ‘산더미처럼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는 말도 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에버리트 박사는 “우리가 먹는 식사량보다 20%만 적게 먹어도 체중을 20% 정도 줄일 수 있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오래 살 수 있다”고 보고했다. 과식을 하게 되면 이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유해 활성산소가 나온다. 이는 뇌의 활동을 떨어뜨려 집중력이 저하된다. 적게 먹어야 체내의 대사율이 줄어들고 활성산소가 적게 생겨 심장병, 암 등도 예방할 수 있다. 식사량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밥공기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중국의 장수마을 루가오에 살고 있는 장수노인들은 아침, 저녁으로 죽을 먹는다. 소식하여 위를 편안하게 해준다. 점심에는 반드시 밥을 먹어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보충한다. 체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도 점심에 닭고기로 보충한다. 루가오 사람들은 점심을 중요시하여 온 식구가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프랑스 남부지방을 방문했을 때 거리에는 유난히도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뚱뚱한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이유를 알기 어려웠으나 프랑스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데 4시간이 걸렸다. 음식이 나오는 데 두 시간이 걸렸지만 두 시간 동안 간단한 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음식을 먹을 때 맛을 음미하며 즐기면서 천천히 먹고 많이 걷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식은 천천히 먹어야 한다. 음식물을 먹은 뒤 뇌에서 포만감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너무 빨리 먹으면 배가 부르다는 사실을 뇌에서 느끼기도 전에 계속 먹게 되어 결국 살이 찌게 된다.

효과적으로 음식을 천천히 먹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음식을 입에 넣은 후에 30∼40회 정도 씹어서 넘기도록 노력한다. 먹은 것을 다 삼키기 전에는 음식을 뜨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씹어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물론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음식을 한 숟가락 먹은 후에는 숟가락을 놓고 다 씹어 먹은 후에 숟가락을 들도록 한다.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음으로 인해 우리의 뇌가 자극을 받을 수 있고 뇌에서 흐르는 혈액량이 증가하여 집중력과 기억력도 좋아진다.

장수마을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몸을 많이 움직인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레빌 박사는 “일반적으로 65세의 남성이 80세까지 아프지 않고 장애 없이 건강하게 살 확률은 26%, 65세의 여성이 85세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확률은 18%에 불과하다”고 한다.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건강하게 살 확률은 두 배 이상 높다고 한다. 또 미국 하버드의대 맨손 박사는 “1주일에 5시간 이상 걸으면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남미 에콰도르의 장수마을 빌카밤바에 살고 있는 아고스틴 할아버지는 특별한 수입이 없이 텃밭에서 나오는 신선한 채소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다. 그의 건강 비결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혼자서 텃밭을 가꾸고 직접 시장에 나가 물건을 사오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중국의 장수마을 바마의 황부간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계단을 오르내린다. 같은 마을의 황마간 할머니 자매는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조그마한 가게에서 물건을 판다. 그것도 모자라 시간이 나는 대로 옷감 짜는 베틀을 놓고 손수 옷감을 짜서 판다. 조금만 시간이 나면 빗자루를 들고 가게 앞의 길거리를 청소한다.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하여 판매하고 있다. 장수 비결 중의 하나는 먹는 것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조금씩 적게 먹고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