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비 소식은 많았지만 내리지는 않았다. 이대로라면 미세먼지는 결코 물러가지 않을 성싶었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분노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도 가이아의 관용인가. 다행히도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미세먼지가 물러갔다. 하늘에 뜬 밝은 상현달과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을 보면서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바람이 없는 무풍 현상과 대기역전 현상은 대기오염의 피해를 가중시킨다. 오염된 공기는 대부분 공중으로 올라간다. 원래 공기는 더운 곳에서 찬 곳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때로 온도가 낮은 공중으로 올라간 공기가 더욱더 농축돼 지상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치명적이다.
1952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불과 몇 주 만에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심장질환 등으로 무려 1만2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과학기술 자존심에 치명타를 입혔다.
사건 발생 후 첫 3주 동안에 호흡 장애와 질식 등으로 4000여 명의 시민들이 사망했다. 그 이후 만성 폐질환으로 8000명이 더 사망해 총 1만2000여 명이 1주일 동안 심한 대기오염 현상으로 인해 생명을 잃었다. 런던의 대기오염은 공장의 배기 가스, 빌딩이나 일반 가정의 난방으로 인한 매연이 주요 원인이 되었고 항상 짙게 깔리는 안개 또한 한 원인이었다.
영국 정부가 이듬해인 1953년 5월 비버 위원회(Beaver Committee)를 설립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비버위원회의 비버는 동물 이름 비버로 깨끗한 환경에서만 산다고 해서 이 이름을 붙였다. 또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네스북 창시자인 휴 비버 경을 칭하는 이름이다. 그가 이 위원회를 이끌어 실태 조사에 나섰다.
1956년 이 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대기오염청정법(British Clean Air Act)이 제정됐다. 또 가정용 난방 연료를 점차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대기오염으로 마스크가 등장한 것이 이때부터다.
무풍현상이나 대기역전 현상(atmosphere inversion appearance)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에겐 치명적이다. 이 현상이 나타나면 한동안 공기의 순환이 느려지거나 순환이 멈추면서 대기오염물질이 정체돼 오염도를 증가시킨다. 도심지역의 경우에는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이 잘 되지 않아 도시형 스모그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겨울철 서울의 다이옥신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보도는 이제 생소한 뉴스가 아니다. 기존의 스모그보다도 더 해로운 미세먼지는 늘 죽음의 그림자를 대동하고 움직인다. 런던 스모그와 비슷한 사건은 여러 곳에서 일어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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