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 칼럼] 정책 흔드는 동학개미 파워

공유
0

[G 칼럼] 정책 흔드는 동학개미 파워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픽사베이
‘동학개미’의 힘이 정책을 흔들고 있다.

‘현대판 연좌제’라며 주식투자자들의 반발을 빚은 대주주 요건 강화 문제가 ‘없던 일’로 된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대주주 기준과 관련, “현행처럼 10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7년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내년부터 대주주 요건을 종목당 3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대규모 주식매도 사태가 벌어져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대주주로 분류되면 주식 양도차익에 22~33%의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청와대에 대주주 양도세 폐지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부는 여론이 악화되자 ‘3억 원 이상’의 기준은 그대로 두되 특수관계인 규정을 손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주식투자가 늘어난 젊은층의 이탈을 우려, 정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학개미의 힘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시키기도 했다. 지난 9월 해제될 예정이던 공매도 금지조치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반발, 6개월 연장하도록 한 것이다.
동학개미들은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홍 부총리 해임을 요청한다는 청원 글에 수십만 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이 청원 글의 영향은 아니겠지만 홍 부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종료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이 즉시 반려, 두터운 신임을 보여줬다는 소식이다. 어쨌거나 동학개미의 파워인 셈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