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여러 해 전, ‘길 과장’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을 오가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는 공무원을 이르는 말이다. 인터넷 사전에도 올라 있다. “출근이나 출장 등으로 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내는 과장 직위의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실제, 공무원들은 세종∼서울을 ‘엄청’ 굴러다녀야 했다. 국회 업무부터가 그랬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데 필요한 예산의 심의와 통과를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출장비가 한 해에 ‘몇 백억’이었다. 그 출장비도 물론 국민 혈세였다.
그런데, 또 다른 ‘길 과장’도 생기고 있는 모양이다. 땅을 사고, 아파트를 보러 다니는 ‘길 과장’이다.
‘투기 조사’에서 그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보도 두어 개를 인용하면 이랬다.
▲경기도 김포시 소속 간부 공무원이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이 일어 행정당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충남 서산시는 수석동 도시개발사업 예정지 투기 의혹을 자체 조사한 결과, 시청 공무원 7명과 공무원 가족 2명이 2014년 이후 수석지구 토지를 매입․증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식의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빠지는 지역이 없을 정도다.
이랬으니 이들 공무원은 ‘방방곡곡’을 누비며 ‘길 과장’ 노릇을 한 셈이다. 그야말로 ‘땅 쇼핑’이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태연히 받고 있었을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도 공무원이라고 할 경우에는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고위공무원인 정부부처 차관의 ‘배우자’가 ‘주말농장용’으로 땅을 사들인 사례도 보도되고 있었다. 이 경우는 ‘길 사모님’이라고 해야 할 것이었다.
얼마나 심했으면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 발표까지 연기되었을 정도다. 후보지역마다 투기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기 조사가 먼저라는 것이다.
그 바람에 서민들은 또 착잡해지고 있다. ‘영혼까지 털렸다’는 ‘영털’을 또 느끼고 있다. 세금 아깝다는 생각이 새삼스러워지고 있다.
물론 절대 다수의 공무원은 투기 따위를 모르며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단지 소수의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