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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자연재해 속에서도 식량안보를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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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자연재해 속에서도 식량안보를 철저히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중국의 물난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큰 땅덩어리의 대부분이 물바다이다. 일본도 물난리에 지진여파까지, 대만은 한동안 가뭄으로 논밭에 제공해야할 물을 반도체 공장으로 공급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이상 기후의 여파는 앞으로도 매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우리들이 먹어야 할 식량의 공급문제다.

중국은 우리나라 농산물의 4분의 1에 가까울 정도의 양을 공급해주었으나 이제는 점차 자국민을 위해서 공급할 식량마저 부족하여 엄청난 양의 농산물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 우리나라가 올해 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고추 등을 비롯한 채소 등의 양이 확 줄어들어 가격이 대폭 올랐다.
물난리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19에 의한 영향으로 중국 내 이동이 제한되다보니 물류가 마비되어 1차 가공해 한국으로 보내던 일부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져 한국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 그 동안 많은 양의 김치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었으나 그 양이 많이 줄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국내산 김치가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식자재의 공급을 수입국가의 다변화를 통하여 시도하고자 하는데 수입 국가들도 기후 변화의 여파를 받게 되면 마찬가지로 불규칙한 생산량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가 떠오른다. 요즘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불안해하고 있다. 몇 년째 인건비와 임차료가 오른 상황에서 식자재 가격마저 오르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식품산업체들도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에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제조원가의 상승압력을 정부는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제품가격을 억누르고만 있는데 정부도 이제는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풀어나가야 할 때가 왔다.

식자재의 자급률 개선과 새로운 가공 방법을 동원하여 장기간 저장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의 도입과 원자재의 보관을 장기간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의 확보와 자금의 뒷받침이 될 수 있는 정책의 수립이 아쉽다.

안전한 식품의 공급을 위한 정책도 매우 중요하지만 식량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는 생존의 문제로 보다 더 시급히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이다. 마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새만금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식량자급률 제고방안’을 제시하였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고 식량 안보 콤비나트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가공‧비축은 물론 해외 수입식량 비축이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식량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집적시설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요는 장기간 식량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 마련과 유지는 엄청난 금액이 소요된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워낙 많은 자금이 소요되어 타산업의 지원이 피해를 입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 다양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기는 하나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에는 매우 소홀히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식량의 안보 문제는 결코 그렇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 모든 국민이 이에 대한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를 위해 많은 희생이 뒤따름을 감수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잘 수행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 국민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동북아 식량허브로서의 역할도 함께 이루어내기를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