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박사 진단] 국가부채 벌거벗은 통계 3가지 거짓말

공유
0

[김박사 진단] 국가부채 벌거벗은 통계 3가지 거짓말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010-2500-2230) . 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 동아일보, 매일경제, SBS Biz, 한경와우TV 등에서 기자, 워싱턴특파원, 금융부장, 국제부장, 경제부장, 보도국장, 주필, 편집인 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다. 금융정보센터 이사, 도로공사 KB금융 자문위원, 중국 인민대, 고려대 연구교수, 미국 미주리대 교환교수 등을 지냈다.저서로는 거대기업스토리, IMF 한국이 바뀐다, 개념원리 경제학, 미국경제론 등이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010-2500-2230) . 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 동아일보, 매일경제, SBS Biz, 한경와우TV 등에서 기자, 워싱턴특파원, 금융부장, 국제부장, 경제부장, 보도국장, 주필, 편집인 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다. 금융정보센터 이사, 도로공사 KB금융 자문위원, 중국 인민대, 고려대 연구교수, 미국 미주리대 교환교수 등을 지냈다.저서로는 거대기업스토리, IMF 한국이 바뀐다, 개념원리 경제학, 미국경제론 등이 있다.
“세상에는 3가지의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바로 그것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이끈 명 총리 벤자민 디즈레일리의 명언이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펴낸 “디즈레일리의 어록”에 기록되어 있다. ‘롬바르드 스트리트’라는 명저로 유명한 영국의 경제 저널리스트 ‘월터 배젓’이 맨 처음 사용했다는 설도 있다. 누가 최초로 했던 간에 통계 발표를 함부로 믿지 말라는 엄중한 경구를 담는 말이다.
숫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문제는 숫자를 다루는 사람들이 통계를 조작하거나 의도적으로 방향 몰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겉으로 발표되는 통계의 값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학문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의존하고 또 그만큼 가장 쉽게 오류에 빠지는 것이 바로 통계자료이다.

벤자민 디즈레일리는 역대 정치인중 가장 많은 통계를 인용했다. 국회의원과 재무장과 그리고 총리로 재임할 때 세세한 통계를 통째로 암기해 질의하거나 답변하는 데 써먹어 상대를 아주 질리게 만들었다. 그는 세 차례나 재무장관을 지냈다. 1868년 총리가 된 후 휘그당을 물리치고 1880년까지 정권을 잡았다. 1877년 여왕 빅토리아에게 제관을 바치면서 영국제국의 화려한 역사를 열었다. 유대인인 그가 핏줄의 핸디캡을 딛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른 원동력이 바로 통계에 있었다. 한 평생 통계를 앞세워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해왔다. 그런 그가 통계 거짓말의 교훈을 남긴 것을 보면 통계의 함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감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항상 통계수치에 노출되어 있다. 뉴스나 온라인 공간에는 항상 수치와 도표들로 정리된 통계가 흘러넘친다. 통계에 대한 기초 상식만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고 그것이 사실인줄만 알게 된다. 그 속에는 잘못된 통계와 의도적으로 조작된 통계도 섞여 있다. 독일의 통계학자 발터 크래머는 그의 저서 '벌거벗은 통계'에서 각종 숫자와 데이터를 가지고 만들어진 통계가 어떻게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잘못된 행동으로 이끄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 예산과 성장률 그리고 물가, 국제수지, 고용, 기업실적, 가계부채, 국가채무 등 모든 통계는 기간과 변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서 엉뚱한 결론을 끌어내거나 절대적 수치와 상대적 수치를 혼동하도록 함으로써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표본 추출에서 실수하거나 의도적으로 표본을 바꿀 수도 있다. 평균값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종류의 평균값인지 즉 산술평균값인지, 중앙값인지, 아니면 최빈값인지 그 기준을 정확하게 알기 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바르게 선택하지 않은 평균값은 실제로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정책적 목표를 먼저 세워놓고 그 같은 통계 값이 도출될 수 있도록 경제활동의 각 단계마다 정부가 일일이 개입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고용지표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취업자 수가 코로나 충격 발생 이전 고점수준을 이미 회복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세금으로 노인들에게 일시적으로 싼 일자리를 대거 제공한 것이 고용 회복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정부는 또 우리의 성장률이 가장 높다면서 ”코로나 펜데믹을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거기에는 무려 6차례에 걸친 예산 퍼주기와 재난지원금 살포 그리고 카드 리베이트의 마술 등이 숨어 있다.

방만한 재정과 소비 쥐어짜기는 국가 부채의 급증과 물가폭등이라는 암초를 먹고 자란다. 아파트값 통계는 현실과 따로 논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탄소 에너지 통계, 국토교통부·환경부의 4대강 수질과 녹조 등의 지표 등은 구체적 왜곡의 일단이 드러났다. 탈 원전 경제성 조작은 이미 재판까지 받고 있다. 통계 왜곡, 변조, 조작은 성적이 나쁜데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생각을 하기 보다는 성적표를 고치려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올바른 통계는 올바른 미래의 기초가 된다. 통계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 주권자인 국민들이 엉터리 통계를 가려내는 식견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