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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불황형 흑자? 경상수지 추경호 부총리의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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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불황형 흑자? 경상수지 추경호 부총리의 반론

경상수지표
경상수지표
불황형 흑자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흑자면 흑자이고 적자면 적자이지 흑자나 적자 앞에 불황형이니 호황형이니 하는 또 다른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원래 정통 경제학에는 없는 표현이다.

호사가들 사이에 요즘 자주 등장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표현은 흑자는 흑자인데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때 불황형 흑자라는 말이 나온다. 불경기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여 수치상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상으로는 수출입 결과가 흑자라고 할지라도 수출 감소를 동반한 흑자이기 때문에 수출기업의 폐업이 증가하는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경기 불황기에 수입이 감소하는 것은 두 가지 요인으로 하나는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한 수입의 감소이다. 경제 주체들의 소득이 감소하거나 정체되면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수입 물품의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또 다른 하나는 수출 감소로 인한 생산재의 수입이 감소하면서이다. 경기 불황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중간재 역할을 하는 생산재의 수입이 감소하는 것이다. 불경기 상황에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하는 것은 환율효과도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불경기에는 우리나라 자금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가 환율이 상승한다.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 기업들은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출 감소 폭이 수입 감소 폭보다 작아지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8천만달러(약 4조7천811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4월(-7억9천만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3천만달러), 6월(+58억7천만달러)에 이어 3개월째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42억8천만달러)가 4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였으나 서비스수지는 25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등으로 쓴 많았다는 이야기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42억8천만달러)가 4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였다. 수출(504억3천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8%(87억9천만달러) 줄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11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석유제품(통관 기준 -41.8%), 반도체(-33.8%), 화학공업 제품(-16.4%), 철강 제품(-12.6%)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5.1%), 동남아(-20.9%), EU(-8.4%), 미국(-8.1%), 일본(-6.0%)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7% 증가했다.

수입(461억5천만달러)은 22.7%(135억9천만달러) 줄었는데,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7% 급감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은 각 51.2%, 46.3%, 45.8%, 40.9%에 이른다. 반도체(-22.6%)와 반도체 제조장비(-13.7%), 수송장비(-13.3%) 등 자본재 수입도 12.5% 줄었고, 곡물(-20.3%)과 승용차(-19.2%)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2.1%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25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6월(-26억1천만달러)보다는 적자가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7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약 36배로 커졌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14억3천만달러) 적자 폭이 1년 전(-8억4천만달러)의 거의 두 배에 이르렀고, 운송수지 흑자(9천만달러)는 작년 같은 달(14억7천만달러)보다 13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29억2천만달러)는 6월(48억5천만달러)보다 적었지만, 작년 7월(26억2천만달러)보다는 많았다.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사이 42억3천만달러에서 25억6천만달러로 줄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37억2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4억2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6억5천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69억달러, 26억달러 증가했다.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액(69억달러)은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무역 흑자는 수출이 수입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수출이 줄어도 수입이 더 크게 줄면 역시 흑자가 된다. 우리는 그동안 수출과 수입이 다함께 늘어나는 구조에 익숙해져 왔다. 그러다 보니 무역흑자가 나면 당연히 수출도 늘어났을 것으로 생각한다. 축소 균형의 시대에는 수출이 감소해도 수입을 더 크게 줄면 그때에는 흑자를 올릴 수 있다. 수입이 줄면 미래의 수출이 덩달아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이를 불황형 흑자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관세청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물량이 아닌 금액으로 표시된다. 실제로 수출과 수입의 물량이 늘어나도 가격이 떨어지면 금액으로는 감소한 것으로 보일 수 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입이 감소한 것은 주로 원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 한데 따른 것이다, 원유와 가스등 에너지 수입물량은 크게 늘어났다, 그럼에도 국제유가 등의 급격한 하락으로 금액기준으로는 수입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은 우리나라 미래 수출의 청신호이다. 그런만큼 수입액 감소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흑자기조는 불황형 흑자라고 볼 수 없다.오히려 호황형 흑자라는 표현이 더 적확 활 것이다.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의 질문에 "8월 초에는 대체적으로 기업 휴가가 많다. 8월 하순 수치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불황형이라면 물량이 줄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물량이 상승세다. 앞으로 우리 무역수지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수지흑자가 결코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지금 경제상황은 어렵다. 불황도 심각하다. 그렇다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야기된 모처럼의 흑자기조를 무조건 불황형이라고 굳이 매도할 필요가 있을까? 경제는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라 엄밀한 과학이다.형을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