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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조직에도 프리 시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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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조직에도 프리 시즌이 있다면

김원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김원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스포츠에서 프리 시즌은 팀이 훈련하고, 친선 경기를 가지며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준비하는 기간을 말한다. 트레블의 업적을 달성한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 FC, 이강인 선수가 입단한 프랑스 최고의 클럽 파리 생제르맹 FC, 스페인의 3대 클럽으로 불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얼마 전 ‘쿠팡플레이 시리즈’ 대회에 초청받아 프리 시즌 일정 중 일부를 우리나라에서 소화했다. 유럽 명문 구단들이 멀리 아시아까지 찾아와 프리 시즌 일정을 보내는 것은 홍보와 경제적 이유가 크겠지만, 새로 영입한 감독, 선수와 기존 선수 간 합을 맞춰보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프리 시즌 중 다양한 상대 팀과 친선 경기를 치르며 각 선수들의 실력, 선수 간 케미스트리, 새로운 전술적 시도 등을 테스트한다. 프리 시즌에서 확인한 팀의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규 시즌의 베스트 일레븐을 꾸리는 것이다.
이러한 프리 시즌이 조직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팀이든 지속적으로 협업 수준을 강화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능력은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배경과 성향을 지닌 구성원들의 이탈과 합류, 새로운 기술,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팀은 빠르게 학습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팀원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프리 시즌과 같은 연습의 문화가 필요하다.

어떤 형태가 됐든, 실전에 앞서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은 조직에 다양한 이점을 안겨준다. 첫째, 실전에서의 수행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팀의 성과와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보고/발표가 있기 전 리허설을 진행하고 피드백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구성원들은 보고/발표에 대해 심리적 안전감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피드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수행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실전에서의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상호 학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둘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작게 실험해볼 수 있다.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 지속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팀에 매우 중요하다. 팀은 통제된 환경에서 새로운 프로세스, 기술, 접근 방식을 시도해 더 큰 규모로 구현하기 전에 그 효과를 테스트할 수 있다. 작은 규모의 시도에서 성공과 실패를 통해 배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셋째, 구성원의 새로운 강점,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직무 종류에 따라 일상의 업무만으로는 구성원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신규 프로젝트·업무를 부여하고 수행 과정과 결과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한다면 구성원의 강점과 약점, 잠재 역량이 새롭게 부각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은 업무분장 조정 시 적합한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때 사용하거나, 구성원 평가를 위한 질적 데이터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주니어 직원의 성장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실전 경기에 투입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저연차 구성원이 있는가? 친선 경기 정도의 무게감과 파급효과가 있는 프로젝트·업무의 초기 작업을 맡겨보는 것이 좋다. 사규와 전결권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자율성까지 부여한다면 상사의 신뢰와 자기결정성을 바탕으로 동기 수준이 향상되어 자유롭게 역량을 펼쳐 보일 것이다. 업무 수행 후 효과적으로 피드백까지 제공한다면 이것은 해당 구성원의 성장에 긍정적인 직원 경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오늘날의 업무 환경에서 성공을 거두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조직에도 스포츠의 프리 시즌과 같은 연습의 문화가 필요하다. 프리 시즌은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협업, 공유, 지속적인 개선 문화가 필요한 팀 차원의 노력이다. 프리 시즌 문화를 구축하려면 모든 구성원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위험을 용감하게 감수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김원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