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서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가 매장에 몰린 계기는 쿠팡의 ‘무료배송’ 선언에 충격받은 이마트가 출시한 ‘최저가격 보장제’에, 마켓컬리·이베이코리아·롯데마트가 동참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발(發) 가격 인하는 경쟁업체 가격을 끌어내리는 ‘도미노 효과’로 인해, 소비자에게는 호기였지만, 한국 유통구조에서 가격 인하 정책을 계속할 수 있는 저력에는 의문점이 있었다.
세계 최고 유통기업 월마트는 ‘매일 저가격 판매·고객데이터 활용과 전략적 파트너십·지속 가능 경영과 사회적 책임’과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으로 미국과 전 세계를 뒤집어 놨다.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글로벌 위상과 머천다이징 능력을 생각하면, 유통업계가 모든 가격을 싸게 판매할 수는 없다. 만약 '낮은 가격'이 지속한다면, 누군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연출된다.
대형마트가 국내 진입 당시에는 '할인점'이라며, '낮은 가격'을 내세웠지만, 소비자의 냉혹한 질타로 인해, 결국 소비자들에 외면받았고,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해, 정체성을 생각하게 했다.
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유통재벌의 할인 행사와 이커머스 업계 타임마케팅·무료배송 등 치열해지는 '최저가 전쟁'을 보면서, 어떤 한계점으로 인해, 누군가 코피가 날 것임을 예측했다.
한국 유통업계는 이론과 신념, 자금력을 믿고 맞대응전략으로 일관했지만, 문제가 노출되면서, 최저가격 경쟁보다 서비스·행사 등 고도의 마케팅·고객 만족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 유통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변해야 산다’는 것을 실감했다. 신세계·롯데 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이를 증명한다.
유통업계는 ‘점포 리뉴얼’과 ‘특화매장’ ‘온라인 배송’ SSG닷컴과의 협업을 위한 ‘PP센터 전환’ 등 다양한 돌파구를 찾았지만,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이제 절반을 더 발굴해야 한다.
월마트는 아마존과 경쟁에서 ‘규모의 경제와 원가 절감’, ‘온·오프를 통합한 옴니채널’로 ‘일관된 소비자 쇼핑 경험,’ 인프라 투자 혁신으로 ‘상품가격경쟁력 창출과 배송 혁명’이 가능했다.
독일 유통기업 알디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슈퍼마켓 체인점으로 성장한 성공 요인은 저가 정책·매장 단순화/제품라인 업의 축소·불필요한 서비스 제거·검소한 경영관리방식 등이다. 알디가 온라인 플랫폼 경쟁에서 선방했던 것은 자체 상표(PB)의 가치를 바탕으로 주요 고객인 젊은 고객층의 투명하고 저렴한 가격을 요구하는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이다.
세계 선진 유통국가에서는 매우 익숙하지만, 국내 유통가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PB 시장에서 각축전으로 인해, 상품 구색이 다양해지면서, 매출 규모도 10조 원 넘는 대세적인 추세이다.
국내 유통가에서 제일 먼저 PB 영토를 확장한 기업은 신세계그룹이다. 필자는 ‘노브랜드’·‘피코크’ 성장을 보며, 향후 신세계 정체성과 더불어 신상품개발·해외시장 개척을 기대하고 있다.
가격 경쟁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필수과목이다. 시장성장이 불투명한 저성장시대일수록 기업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더 많은 시장을 차지하는 노력은 기업경영의 기본이다.
소비자 정보력·의식 변화는 유통산업에는 자극제이다. 업계는 돈보다 시간이 소중한 '분초사회'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트를 선도하여, 신시장 개척과 사회적 책임에 매진해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