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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핫’한 일본증시 벤치마킹하다 가랑이 찢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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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핫’한 일본증시 벤치마킹하다 가랑이 찢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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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일본 증시가 뜨겁다. 엔저를 바탕으로 수출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줄줄이 터지면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닛케이지수가 34년 만에 종가 3만6000엔을 넘었다. 이는 일본 경제 최고의 호황기였던 1990년대 초 버블경제 이후 최초다.

우리 금융당국도 가파르게 오르는 일본 증시를 벤치마킹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의 증시 부양책을 도입한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핵심은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to Book-value Ratio)이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을 평가하는 지표다. 1보다 작으면 작을수록 주가의 저평가를 뜻한다.

지난해 3월 JPX는 3300여 상장사 중 PBR이 1을 밑돈 기업들에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 폐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일본의 상장 기업들은 PBR 현황 분석과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 주주환원 방안 등을 공개하고 주가 부양 강화에 집중했다. 2022년 51%였던 PBR 1 미만 기업은 2023년 말 44%까지 줄었다. 기관의 부흥 방침과 업체의 호응이 증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도 이를 벤치마킹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방침이 국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PBR을 기반으로 한 증시 개선안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초저금리와 기업의 높은 자산유보율, 엔저를 통한 수출기업 호황과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맞물린 효과다. 시장 상황과 환경이 다른데 무작정 효과가 있는 제도를 가져오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장사 60%가 PBR이 1을 넘지 못한다. 자칫 부실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 투자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에서도 PBR 개선책을 내놓을 수 있는 상위 기업들에만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증시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중소 규모 상장기업들에 더 큰 짐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