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요란하게 울리는 수레 소리에 비해 정작 돌아오는 혜택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최신 기종 구매를 위해 일명 '성지'를 찾는 발걸음은 여전하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알뜰폰' 요금제를 찾는 움직임엔 변함이 없다.
사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검색 포털에서 역대 대통령 정권과 통신비 인하만 검색해도 통신비 인하를 부르짖는 정치인들의 당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가족 할인 요금제와 선불 요금제 인하를 내놨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악명이 자자한 '단통법' 도입으로 모두가 골고루, 휴대폰을 비싸게 구매하는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이 중에도 정보에 귀가 밝은 이들은 불법 보조금을 지급받으며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매했다.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정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이던 2018년과 2020년에도 통신비 인하 정책이 나왔다. 이때 알뜰폰 시장을 확대하면서 지금의 시장이 형성됐다.
정부는 이통 3사에 대해 그저 가격을 인하해라,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라고 단순한 압박만을 가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고심하고 강구하는 '고민'을 선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저 "대통령실의 주문이다" 라는 말이 아니라 업계 관계자, 전문가, 소비자 단체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정말 가계의 짐을 덜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고민이 부재한 대책이 결국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말을 불러오고 있다. 기업과 언론은 통신비 정책에 대해 입장이라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혜택을 입어야 하는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배제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현 정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통신비 정책을 살피고 그로 인한 시장 변화와 소비자 반응은 어땠는지, 현재 상황에 맞춰 어떤 식의 요금제 개편이 필요할지 세심하게 살핀다면 적어도 헛발질 대신 골대라도 맞추는 답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