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잰걸음은 현금 유동성이 풍성한 시기였다. 내수 성공에서 온 자신감이 충만했다. 투자사의 믿음과 지원도 든든했다. 그런데 고금리와 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안갯속에서 허우적대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시장은 무딘 뿔을 지닌 유니콘을 허락하지 않았다. 뚫리기는커녕 튕겨내기 일쑤였다. 배부른 유니콘은 주저앉기 십상이다.
당연히 정보 쌓기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사람들의 예상과 조금 달랐다. 알스퀘어는 다수의 정보수집 인력을 직접 베트남으로 내보냈다. 현지 인력 교육과 지휘는 '목적'이 아니었다. 하노이·호찌민 등 주요 지역을 누비고, 직접 '건물을 탔다'. 항공료 및 체류비 부담이 상당했다. 그러나 냉철한 시장 조사와 분석이 정보 쌓기 단계에서 자연스레 이뤄졌다.
그래서 이와 호흡을 맞출, 코어 멤버 중 하나가 현지에 발을 내디뎌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성을 지키려면 성에 발을 디디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일맥상통하는 이유다. 시장의 미세한 온도차를 놓치면 엄청난 격차로 돌아온다.
본진의 인력이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핵심 멤버를 현지에 상주시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래서 '와이(Why)'를 생각해야 한다. 긴 호흡으로, 근성 있게 가려면, 해당 시장에서 '왜 사업하는지'에 대한 선명한 답을 들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중견·대기업에 비해 이 같은 준비가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세 오른 스타트업들은 "해외 시장이 오라고(Come) 손짓한다"며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전에 진출을 타진하곤 한다.
지난해 알스퀘어베트남의 매출은 2022년보다 2배, 수주 건수는 30% 이상 늘었다. 베트남 국가 성장률이 둔화되는 환경에서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우리나라 기업 외에 베트남에 진출하는 독일·중국 등 해외 기업 상대의 사업이 활발하다. 당장의 현지 진출 '와(Come)'만 보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한 때문이리라. '아시아의 코스타 그룹(CoStar Group)'이 우리의 '와이(Why)'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