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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백화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신뢰할 수 있는 인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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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백화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신뢰할 수 있는 인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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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언론과 인터넷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에 대한 얘기로 화제다. MBC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 후보는 이후 대전MBC 대표를 지냈다. 그런 그에게 방통위원장 후보로서의 자격요건은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일단 이 후보자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종군기자로 활동한 전적도 있어 오히려 훌륭한 후보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는 총 세 차례나 이뤄졌으나 결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9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문회 도중 밝혀진 논란과 부적절한 행동을 일일이 열거하면 과장 좀 보태 팔만대장경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선 법인카드 논란. 이 후보는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개인 소지 법인카드뿐만 아니라 공용 법인카드도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용 카드로 1500만원어치가 넘는 와인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게인 법인카드 사용액까지 합치면 와인만 2200만원어치 구매했다. 정상적인 업무성 경비로 보기 어려운 액수다.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7년 9월, 사장실에는 냉장고가 있고, 그 안에는 와인이 들어 있었다. 사장실 한편에는 고가의 와인 그리고 상자째 구입한 와인도 확인됐다.
또 2015년 5월부터 2년 반 동안 '관계회사 접대' 명목으로 구입한 와인이 1500만원을 넘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후보자는 대전MBC 사장 시절, 서강대 대학원 두 곳의 석사 과정을 잇따라 밟았는데 수행기사가 서강대 주차요금을 결제한 당일, 이 후보자도 서강대 주변에서 여러 차례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사실상 업무차량으로 대학원을 다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점입가경인 것은 법카로 수많은 식당에서 수천만원 이상을 결제한 것을 지적하자 "저는 치킨을 먹지 않습니다" "저는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빵과 초밥에는 수백만원씩 결제를 했다. 치킨과 소고기를 먹지 않으면 돼지고기에 '올인'하는 타입인 걸까? 아니면 채식주의자인 걸까?

이 밖에도 법인카드로 호텔에서만 5900만원가량을 결제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이 후보자는 '업무용'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모든 카드 사용처를 살펴보면 회사 주변 외에도 집 주변 그리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업무용으로만 사용했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하면 되는데 그러지는 않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노조 탄압, 직원 사찰, 역사인식 편향성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논란이 가득하다.

그런데도 이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하지 않았다. 기어이 방통위원장이 되고자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30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이날(30일)까지 재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대통령실이 재송부 기한을 단 하루로 정함에 따라 윤 대통령은 31일 이 후보자를 임명할 계획인 것처럼 보인다. 이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의혹만 커진 상황에도 기어이 대통령 권한으로 방통위원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원장은 어떤 자리인가. 방송과 통신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방송사·통신사가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도록 감독하는 자리다. 장관급 권한이 주어지는 자리다. 업무 범위와 재량이 대전MBC 사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러므로 훨씬 더 높은 투명함이 요구된다.

방통위원회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에 들어가 봤다. 각각 첫 화면에 '활력 있는 방송통신 신뢰받는 미디어' '신뢰받고 혁신하는 글로벌 미디어 강국'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모두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방통위원장이 돼야 하지 않을까.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