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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 조선산업 부활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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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 조선산업 부활의 조건

한국 조선이 세계 시장을 확대 중이다. 사진은 HD한국조선해양 PC선.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조선이 세계 시장을 확대 중이다. 사진은 HD한국조선해양 PC선. 사진=연합뉴스
한국 조선이 세계 시장을 확대 중이다. 한국 조선사가 지난 3월 수주한 물량은 8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다.

세계 전체 선박 발주량 150만CGT 가운데 55%를 차지한 셈이다. 지난달 수주 실적으로 중국(52만CGT·35%)에 내준 1위 자리도 재탈환했다.

부족한 도크에서 동시에 여러 선박을 건조하는 기술과 LNG 운반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는 핵심 경쟁력을 잘 발휘한 결과다.

수주전을 이끈 주역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으로 이른바 ‘빅3’다. HD현대는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3분의 2 물량과 대형 상륙함·경비함 등을 건조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헌팅턴 잉걸스사와 체결한 상태다.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던 한화오션은 심해 시추선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중공업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원유 운반선 4척을 4778억원에 수주하는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조선사 수는 278개 정도다. 15년 전의 726개와 비교하면 40%가량 줄어든 숫자다. 배를 만드는 비용인 신조선가 지수를 보면 5년 전보다 50% 정도 상승했다.

최근 친환경 선박이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발 관세 전쟁 등 대형 변수도 있다.

무역 전쟁은 전 세계 물동량을 줄여 해운 수요는 물론 공급망 교란까지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의 상호관세로 화주들의 부담 증가와 제품 가격 인상도 물동량을 줄일 수 있는 걸림돌이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에 대해 항만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행정명령 초안대로 중국 건조 선박에 100만~150만 달러의 항만세를 부과하면 공급망 교란을 피하기 힘들다.

미국이 중국 건조 선박을 꺼릴수록 우리에게는 유리하다. 하지만 어부지리만 바랄 수는 없다. 조선산업은 기본기인 기술 개발과 현장 작업자 양성이 중요하다.

견고한 조선산업 부활 전략 마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