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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게임은 '통제 가능한 불화'를 거쳐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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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게임은 '통제 가능한 불화'를 거쳐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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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원용 기자

구성원 간 불화와 갈등은 기업 경영, 조직 관리에 있어 리스크로 분류된다. 조직의 위계질서와 단합력, 나아가 업무 역량 자체를 저해하고 심하게는 구성원 이탈, 조직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에서도 불화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런데 넥슨의 히트작 '블루 아카이브' 개발에 참여한 차민서 PD는 오히려 "불화를 왜 최소화해야 하느냐"면서 "불화와 갈등이 있는 조직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답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불화를 리스크가 아닌 '좋은 성과'를 향한 원동력으로 보는 까닭은 무엇일까. 호주 멜버른 대학 경영학과의 캐런 젠 교수는 조직의 갈등을 △'무엇을 하느냐'로 다투는 과업 갈등 △'어떻게 하느냐'로 다투는 과정 갈등 △'누구와 하느냐'로 다투는 관계 갈등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과업 갈등과 과정 갈등을 적절한 수준으로 제어한다면 조직의 효율성,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반면 지나친 갈등은 관계 갈등으로 번져 조직에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젠 교수의 설명이다.

차 PD 또한 "통제된 환경 속 과업·과정 갈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자신이 책임진 부분에 대해 열의를 갖고 타인과 이야기하며 생긴 불화는 정당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논의한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기준을 세우는 것, 나아가 이를 통해 정해진 시간 안에 업무를 수행하고 게임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다. 재미의 형태는 저마다의 머릿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진다.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재미를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이를 구현하고자 한다면 갈등은 필연적이다.

인공지능(AI) 도입 전면화와 개발비 부담 증가로 게임업계도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위험한 시기에 몸을 사리며 뻔한 게임, 돈 되는 게임에 집중하는 '안전제일주의'가 번진다면 장기적으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재미, 더 나은 재미를 위해 '통제 가능한 불화'를 기꺼이 마주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건강한 개발 문화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