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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랩, 이리디움 품고 스페이스X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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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랩, 이리디움 품고 스페이스X 추격

80억달러 인수로 발사·위성 제조·통신망 운영 결합
스마트폰 직접 연결 시장 진입…스타링크와 경쟁 확대
로켓랩이 위성통신업체 이리디움 인수로 발사체·위성 제조·통신망 운영을 결합하며 스페이스X 추격에 나섰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로켓랩이 위성통신업체 이리디움 인수로 발사체·위성 제조·통신망 운영을 결합하며 스페이스X 추격에 나섰다. 사진=챗GPT

미국 우주기업 로켓랩이 위성통신업체 이리디움을 인수한다.

발사체와 위성 제조를 해온 로켓랩이 저궤도 위성통신망까지 확보하면서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우주 통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로켓랩이 이리디움 커뮤니케이션스를 약 80억달러(약 12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거래는 현금과 주식을 결합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리디움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현금 27달러(약 4만2000원)와 로켓랩 보통주를 받는다. 전체 거래 기준 가치는 주당 54달러(약 8만3000원)로 산정됐다. 로켓랩이 지난 2021년 8월 상장한 이후 최대 인수합병이다.

◇ 발사체에서 통신망 운영까지 확장


이번 인수의 핵심은 로켓랩이 우주 사업의 범위를 넓힌다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로켓랩은 소형 발사체 일렉트론을 앞세워 미국 기업 가운데 스페이스X 다음으로 많은 발사 임무를 수행해온 업체로 꼽힌다. 위성 부품과 위성 제조 역량도 키워왔다.

이리디움은 위성전화 시장의 개척자로 저궤도 위성망을 통해 음성·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해상, 항공, 방위, 재난 대응, 원격 산업 현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로켓랩은 위성을 설계하고 만들고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위성망을 운영하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바뀐다. 로켓랩은 이번 인수로 자체 위성군을 설계·제작·발사·운영하는 수직계열화 우주기업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피터 벡 로켓랩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를 통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에게 차세대 우주 응용서비스와 핵심 통신 역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 직접 연결 시장 겨냥


로켓랩이 특히 노리는 분야는 스마트폰 직접 연결 위성 서비스다. 이는 지상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도 스마트폰과 위성이 직접 연결돼 문자, 데이터, 긴급통신 등을 가능하게 하는 시장이다.

이리디움은 이미 전 세계를 덮는 저궤도 위성망과 주파수 자산, 위성통신 운용 경험을 갖고 있다. 로켓랩은 여기에 발사와 위성 제조 역량을 붙여 서비스를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위성 직접 연결 시장은 최근 경쟁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망을 앞세워 저궤도 인터넷 시장에서 압도적 위치를 차지했다. 수천 기의 위성으로 구성된 스타링크망은 가정용 인터넷뿐 아니라 선박, 항공, 군사, 스마트폰 연결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도 위성통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4월 글로벌스타를 116억달러(약 17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며 스타링크 추격에 나섰다. 아마존의 위성 사업인 아마존 레오는 상업 고객 대상 베타 테스트를 거쳐 올해 말 광범위한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스페이스X 독주 견제할 합종연횡


이번 거래는 스페이스X 독주에 맞서 우주업계 중소·중견 업체들이 몸집을 키우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발사체, 위성 제조, 통신망, 주파수, 고객 기반을 따로 가진 업체들이 각각 경쟁하기보다 결합을 통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과 스타링크 위성망을 모두 갖고 있다. 발사 비용을 낮추고 자체 위성을 대량으로 올리며 통신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구조다. 이는 다른 우주기업들이 쉽게 따라가기 어려운 강점이었다.

로켓랩은 아직 스페이스X와 같은 규모는 아니다. 차세대 중형 로켓 뉴트론은 일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크기도 스페이스X의 팰컨9보다 작다. 그러나 이리디움 인수로 로켓랩은 단순 발사 대행업체를 넘어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로켓랩을 내년 초부터 시작되는 세 차례 발사 임무에 선정했다. 발사 수주와 위성 제조, 통신망 운영이 결합하면 로켓랩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한층 넓어진다.

◇ 이리디움 주가 급등, 로켓랩도 상승


인수 소식에 금융시장도 반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리디움 주가는 29일 장전 거래에서 한때 22% 급등했다. 로켓랩 주가도 약 10% 올랐다.

이리디움 주주에게 지급되는 거래 조건이 시장 가격보다 높은 데다, 로켓랩과의 결합으로 장기 성장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로켓랩 주주 입장에서는 대형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이 변수지만, 우주 통신 시장 진출이라는 전략적 의미가 부각됐다.

로켓랩은 이번 거래가 내년 중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증권이 로켓랩의 주관 재무자문을 맡고, 웰스파고와 PJT파트너스도 자문사로 참여한다. 계약 해지 수수료는 약 2억2400만달러(약 3460억원)다.

◇ 우주산업 경쟁, 발사에서 서비스로 이동


우주산업의 경쟁축은 발사체에서 통신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누가 더 싸고 자주 로켓을 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우주 인프라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저궤도 위성망은 인터넷, 스마트폰 연결, 선박·항공 통신, 군사 통신, 사물인터넷, 위치·항법·시간정보 서비스까지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원격 산업, 재난 대응 수요가 커질수록 끊김 없는 통신망의 전략적 가치도 커진다.

로켓랩의 이리디움 인수는 이 변화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발사체만으로는 스페이스X를 따라잡기 어렵지만 기존 위성통신망과 고객 기반을 결합하면 다른 방식의 경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로켓랩은 소형 발사체 기업에서 글로벌 위성통신망을 가진 통합 우주기업으로 성격이 바뀐다. 스페이스X가 앞서가는 우주경제에서 후발 주자들이 생존하기 위해 더 크고 넓게 결합하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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