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최근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어선 만큼 관리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방식이다. 은행별 대출 총량을 정해 틀어막으면 당장의 증가폭은 억누를 수 있다. 하지만 숫자를 줄인다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출 문이 좁아지자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 아니면 돈을 빌리지 못한다’는 불안이 커졌다. 차주들은 대출을 포기하는 대신 한도가 남은 은행을 찾아 움직였고, 곳곳에서 ‘대출 오픈런’이 벌어졌다. 총량 규제가 대출 수요를 줄이기는커녕 시기와 금융회사만 바꿔 금융시장의 혼란을 키운 셈이다.
이번 총량 규제가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의 심리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출한도가 줄어든다는 신호는 수요를 억제하기보다 ‘더 막히기 전에 받아야 한다’는 조급함을 자극했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규제가 오히려 대출 수요를 앞당기는 역설을 낳았다.
가계대출은 숫자만 줄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한도를 더 줄일지가 아니라 어떻게 시장의 불안과 쏠림을 줄이면서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인지다. 가계부채 관리가 목표라면 총량을 급격히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기보다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한도를 줄인다고 심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심리를 잘못 건드리면 규제가 수요를 만들어내는 결과마저 초래할 수 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