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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도 과하면 부담…제약·바이오 정책도 ‘적정 용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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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도 과하면 부담…제약·바이오 정책도 ‘적정 용량’ 필요

기업 선택보다 이를 낳는 정책 환경에 주목해야
본업 밖으로 향하는 자금과 인력…제약·바이오 산업 성장기반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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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부 황소원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제약·바이오부 황소원 기자

약은 필요한 만큼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내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정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는 필요하다. 다만 정책이 기업의 수익과 연구개발 여력까지 떨어뜨린다면 처방의 부작용도 함께 살펴야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약가와 급여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의약품이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되면 환자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가격은 정부가 정한 기준의 영향을 받고 등재 이후에도 여러 제도를 통해 조정된다. 제약사는 제품 판매량뿐만 아니라 약가와 급여 정책에 따라서 수익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의약품 판매로 확보한 수익은 다시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전문인력에 투입된다. 신약 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임상과 허가 과정에서도 꾸준히 비용이 든다. 결국 본업에서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이 계속 제한되면 장기간 자금이 필요한 연구개발보다 수익을 빠르게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기업들의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합치거나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는 등 내부 효율화에 나서며 수익성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비용을 줄이고 경영 효율을 높여 불확실한 환경을 버티려는 선택이다. 사업 영역을 넓히는 기업들도 있다. 헬스케어와 건강기능식품, 미용·에스테틱처럼 기존 사업과 맞닿은 분야로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역량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업과 직접 연관성이 낮은 분야까지 진출해 새로운 현금창출원을 찾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본업에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질수록 기업은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연구개발보다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자금과 인력이 본업에서 멀어지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기반도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주목해야 할 것은 기업의 선택 자체보다 이를 낳는 환경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거나 비용을 줄이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생존을 위한 대응이다. 본업에 투자할 여력이 계속 줄어든다면 자금과 인력은 더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약도 기대하는 효과만큼 적정한 용량이 중요하다. 정책 역시 당초 목적만큼 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야 한다. 여러 정책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여력을 떨어뜨리고 본업 밖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면 지금의 처방이 적정한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