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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탈원전 폐기론 힘 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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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탈원전 폐기론 힘 실릴까

원자력연구원, 산업용 방사성폐기물 부피 80% 감축해 처리하는 기술 세계최초 개발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미국과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도 연구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산업용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 개념도.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산업용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 개념도.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방사성폐기물의 부피를 대폭 줄이거나 재활용하는 처리·처분기술을 잇따라 개발, 탈원전 찬성론자들이 지적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리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이용되는 우라늄이 포함된 촉매제를 처리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우라늄이 포함된 촉매제는 합성고무 등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며 사용후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한다.

이는 미세한 분말형태인데다가 중금속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기존의 시멘트고형화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기 어려웠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산업용 방사성폐기물의 부피를 70~90% 줄이고 처분장 처분기준도 충족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우라늄폐기물 처리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먼저 폐기물을 용액화해 폐기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규소를 침전시켜 화학적으로 분리한 후, 남겨진 우라늄 함유 폐기물을 열처리해 처분에 적합한 물질로 전환하고 유리-세라믹 성분 안에 가둬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기술로,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5월 국내외 특허를 등록하고 국내외 전문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 기술은 국내 민간업체 중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가장 많이 저장하고 있는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에 활용돼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고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원천기술을 민간업체에 이전해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월 원자력연구원은 원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탄화붕소(B4C)'로 전환해, 원전에서 차폐재로 활용되는 '중성자흡수체'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을 크게 줄일 뿐 아니라, 고가의 중성자흡수체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원자력연구원은 미국 연구진과 함께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다시 원전 핵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이 기술을 활용해 가동되는 소형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RF)'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존 원전에 비해 사용후핵연료를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포화 문제가 탈원전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제기돼 왔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일반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하듯 방사성폐기물도 또 하나의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국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큰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