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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 '빙하기' 넘자"…건설업체, '분양 문턱' 낮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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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 '빙하기' 넘자"…건설업체, '분양 문턱' 낮추기

올해 1월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 105.8…2년8개월 만에 최저
분양 시장 '빙하기'…생존 차원 중도금 대출 알선·분양가 낮춰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줄어들면서 분양 시장 역시 '빙하기'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이 분양 성공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문턱을 낮추는 모양새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 위축과 '거래절벽' 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2022년 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 조사’에서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109.4)보다 3.6P 내려간 수준이며 2019년 5월(97.3)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8월 141.4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전셋값 상승 속도도 크게 줄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4%, 전셋값은 0.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각각 0.22P‧0.2P 하락한 수준이다.

부동산원 측은 “글로벌 통화긴축 우려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매수심리와 거래활동 위축세가 이어지며 서울 아파트값‧전셋값 상승 폭이 많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5.5 대 1로 지난 한 해 평균(19.7 대 1)보다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쟁률은 31.0 대 1에서 17.4 대 1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이러한 분양 시장 ‘빙하기’에 건설사들은 흥행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분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도램마을13단지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2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는 7만227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3511.35대 1이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수요자에게 공급 물량의 50%를, 세종시 1년 미만과 전국에 있는 수요자에게 나머지 절반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전국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 15일 실시된 세종시 도램마을 13단지 아파트 일반 분양 청약 결과. 자료=한국부동산원
지난 15일 실시된 세종시 도램마을 13단지 아파트 일반 분양 청약 결과. 자료=한국부동산원


올해 서울 첫 분양 단지인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의 경우 9억원 초과 주택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조정해준 사례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이에 시공사인 GS건설이 사업 주체 알선 방식을 통해 중도금 대출을 마련했다.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달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가 돌연 취소하고, 분양가를 낮춰 재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분양가와 대출 장벽을 낮춰 미분양 가능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후분양 단지라 지자체나 HUG의 별도 심사를 거칠 필요 없이 분양가를 자체 결정할 수 있다.

서울 은평구 ‘DMC SK뷰’(수색9구역)도 보류지·미계약가구 7세대에 대한 공급가격을 낮췄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초 전용 59㎡를 12억7500만원, 전용 84㎡를 15억4500만원에 공급한다고 밝혔는데, 올해 들어 공급가가 1억~2억원가량 줄었다. 전용 59㎡는 11억5000만원, 전용 84㎡는 13억6000만~14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DMC SK뷰 분양권은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 59㎡ 12억7500만원‧전용 84㎡ 15억4500만원 선이라는 점에서 돋보이는 대우다.

업계에는 앞으로도 주택 매매 심리 위축과 이에 따른 주택 거래 감소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안정화 단계로 진입할지 아니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인 만큼 집값 안정세가 공고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올해 역시 주택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단순히 대출만 조인다고 주택 구매 수요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대출 규제 강화‧집값 고점 인식‧매매시장 거래량 감소 등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청약 적극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 서울일지라도 입지별 청약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