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차기 정부 전가 우려” 지적에도 ‘묵살’
2021년말 경제상황조율회의서 “기재부, 산업부 인상 건의 제동”
2021년말 경제상황조율회의서 “기재부, 산업부 인상 건의 제동”
이미지 확대보기10일 감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감사 결과’에서는 전임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공공기관 25곳과 지도·감독 소관인 중앙부처 5곳 등 총 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다.
이번 감사로 공공요금 동결 기조와 탈원전·에너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전 정부가 탈원전 정책 기조를 추진하면서 발전 비용이 저렴한 원전 비중을 축소하고, 값비싼 재생 에너지와 가스 비중을 높인 게 한국전력 적자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여권은 보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제 에너지 상승 요인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올리고자 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물가안정과 국민 부담'을 이유로 번번이 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는 2022년 전기요금을 조정과정에서 16조3000억원의 연간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며 1월부터 전기요금 전 항목에 걸쳐 인상하자고 주장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2021년 12월 17일에 열렸던 당시 청와대와 부처 간 경제현안조율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2년 한전 적자를 10조4000억원으로 전망한 산업부의 수정안 대신에 11조8000억원의 기재부안으로 결정됐다.
당시 "요금 인상 부담을 차기 정부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는데도 이를 강행했다고 감사원은 파악했다. 이를 근거로 감사원은 전 정부가 차기 정부에 요금 인상 부담을 사실상 전가했다고 봤다.
또, 예산 낭비와 비효율을 낳은 부실 사업·투자로 지목된 사례 중에는 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나 부동산 사업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산업부는 원전건설이 지연되며 대체 발전인 LNG 발전량이 미리 수립했던 전력수급기본계획보다 증가하는데도, 기본계획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 결과적으로 수요를 과소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도 산업부의 LNG 수요 전망보다 실제로 더 발생하는 추가수요 연 3∼400만t(전체의 약 10%)에 미리 대응하지 못한 채 수시 현물구매로만 대응해 고가 구매 현상과 수급 불안이 초래됐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제 에너지 가격은 오르는데 공공요금은 인상하지 않고, 수요마저 과소 전망하며 피해를 야기한 것으로 요약된다.
한국서부발전은 2019년 3월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며 자격이 없는 업체에 설계·공사를 일괄 발주하거나, 출자금 예산 약 31억원을 민간 법인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태양광발전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2021년 4월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택 수요가 부족해 2015년 청산했던 택지개발사업의 수요를 부풀려 2018년 12월 재추진했으나, 수요 부족으로 결국 4000억원대의 사업 손실을 감수했다.
이번 감사 시작 단계에서부터 전 정부에 대한 '정치감사'라는 일각의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감사원은 ‘정책감사’라고 반박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책적 사안이어서 특정인을 감찰하듯 정해놓고 접근하지 않다“며 “공식 자료에 근거해 실태를 파악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