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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수억원 하락에도 ‘관망세’…매수 심리 급랭에 매물 '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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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수억원 하락에도 ‘관망세’…매수 심리 급랭에 매물 '적체'

‘억’ 소리 나는 하락장…최고가 대비 5억~6억씩 ‘뚝뚝’
대출금리 부담 가중·집값 추가하락 전망 등 관망세 확산
기준금리 방향성 확인 전까지 하락·보합 장기간 이어질 듯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에 육박하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이 수억원씩 하락해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금리 부담 가중과 집값 추가하락 전망, 매수 여력 감소 등 복합적 원인으로 매수 심리는 급랭하고 매물이 계속 적체되면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까지 하락과 보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연초 대비 매매가격 하락 폭은 작지만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가격이 빠진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당장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호재가 없는 만큼 분위기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최고가 대비 수억원 하락한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전용면적 84.98㎡는 지난 2021년 10월 18억원에서 지난달 같은 단지·면적이 13억원에 팔렸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전용 100.82㎡도 이전보다 6억원 정도 싸게 거래됐다. 지난 2021년 9월 26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20억3000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거래량도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신고는 2312건으로 지난 6월 3847건보다 40% 감소했다. 지난달 매매신고 건수는 1158건이지만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여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급매물 위주로 아파트 매수 문의는 있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거래는 감소하고 관망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집값 하락과 관망세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와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대출금리는 지속해 상승하고 정책금융이 축소되면서 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계절적 비수기까지 더해지며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의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3분기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고 있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이 예정돼 있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회복할 수는 있지만 거래 활성화까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대출을 제한하고 있고 주담대 금리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매수 대기자들의 매수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