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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단지, 건설사들의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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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단지, 건설사들의 득과 실은?

건설사간 경쟁 피하고 안정적인 사업이 장점
하자 책임소재 불분명·브랜드 파워 키우기 어려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에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컨소시엄 단지의 공급량이 늘고 있다.

2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대형사 컨소시엄 단지는 전국 43곳에서 8만1498가구(임대 제외)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4만28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컨소시엄 단지 분양 물량 38곳, 2만1371가구보다 1만9000가구 가량 증가한 수치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 위험성을 분산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선 대단지 미분양 등으로 적자가 발생해도 시공사별 위험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론적으로 컨소시엄 단지는 침체한 분양시장에서 불패의 키워드로 보이지만 반대로 문제점도 다수 내포하고 있다.

우선 건설사 입장에선 리스크 분담 면에서 일반 아파트 대비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등 컨소시엄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가 문제가 생겨 갈등으로 번진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건설사끼리 대립하거나 사업 인허가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 자칫 공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일 시공에 비해 관리 인력이 중복투입 되기 때문에 공사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또 건설사마다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특화설계도 적용하기 어려워 건설사의 자체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컨소시엄 단지의 흥행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컨소시엄 단지는 대단지의 장점과 우수한 기술력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에 따라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되고 컨소시엄 단지의 희소성도 예전에 비해 많이 퇴색하면서 수요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공사비 인상, 미분양 위험 등을 대비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으로 선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시공상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행사가 기본설계를 어느 선까지 인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