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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가면-5] 여객기 코는 둥글둥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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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가면-5] 여객기 코는 둥글둥글하다

비행시 엄청난 공기저항 만들어, 이를 피하기 위한 방안
음속보다 빠른 전투기는 뽀족한 모양으로 해야 속도 유리

대한항곡 B737-8 여객기. 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대한항곡 B737-8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종이비행기를 접을 때는 더 멀리, 더 오래 날 수 있도록 코를 뾰족하게 만든다. 빠르게 날아가려면 날렵해야 되고 날렵함을 떠올리면 둥근 것보다는뾰족한 것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흔히 여객이 타는 비행기는 유선형에 코가 둥글다. 그보다 더 빠른 전투기의 코는 뾰족하며 매섭다. 둥글한 코와 뾰족한 코는 비행기 기종의 특성 차이에서 구분된다.
비행기가 하늘을 가르고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처럼 공기저항을 뚫기 위해 잠수함과 비행기는 유선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앞은 곡선이며 뒤로 갈수록 날렵한 형태 말이다.

공기저항과 날렵함이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면 비행기의 제일 앞부분인 코도 날렵하면 좋지 않을까아는 생각을 비행기를 연구하는 여러 과학자도 고민을 했다고 한다. 비행기가 앞으로 갈 때 나아가는 방향에 있는 공기를 밀어내는데, 잘 밀어낼수록 비행기가 공기저항을 덜 느끼게 되니 비행기 코의 중요성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모양의 코로 실험을 했고 비로소 적정한 모양을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적당히 둥근 코’였다.

둥근 코가 공기저항을 적게 받는 이유는 점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인접한 인자가 공기 중에서 같은 속도로 움직이게 되면 서로를 미는 수직의 압력이 생기지만 속도 차이가 생길 경우 접촉부에 상대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생긴다. 미는 힘과 함께 평행한 힘도 생기는데 이렇듯 공기나 물과 같은 유체 내에 마찰이 생기는 성질을 점성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이론이라면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공기를 가르며 날아갈 때 생기는 점성은 엄청난 저항을 만들어낸다. 비행기와 공기가 서로를 밀어내는 힘보다 점성으로 인한 공기저항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비행기의 표면이 공기와 맞닿는 면적을 줄여야 되는데 이때 ‘적당히 둥근 코’가 그 역할을 한다. 코가 날카로우면 전체적으로 각도가 완만해 코끝 부분이 길어지는데 코가 둥글면 길이가 비교적 짧아져 표면적이 줄어드는 것이다.

즉 주변의 공기와 부딪치는 물체의 모양에 의해 발생되는 저항인 형상저항 측면에서는 둥근 코보다 뾰족한 코가 유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를 너무 뾰족하게 만들면 점성저항이 증가하게 되므로 이들 사이 어딘가의 접점인 ‘적당히 둥근 코’가 적합하다.

한편, 비행기보다 빠른 전투기의 코는 뾰족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에 따르면 둥근 코로 타협점을 찾았다고 하는데 말이다.

전투기의 코는 음속과 관련이 있다. 비행기는 속도가 음속보다 느린 아음속기, 음속보다 빠른 초음속기로 나뉜다. 비행기의 운항 속도에 따라 그 형태가 결정되는데 이 때 코의모양도 정해진다.

음속은 약 343m/s로 1초에 343m, 시속 1235km이다. 이를 음속의 단위인 마하 1.0이라고 한다. 마하 0.8 이하 아음속기에는 둥근 코가, 마하 1.0 초과 초음속기에는 뾰족한 코가 장착된다.

여객기는 시속 800~1000km로 비행하지만 전투기의 경우 시속 2500km 이상으로 운행되는데 물체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물체가 밀어내는 부분의 공기 역시 압력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주변의 공기가 더 큰 힘으로 밀려나게 된다. 마하 1.0을 초과할 경우 이 공기가 비켜 나가기도 전에 튕겨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에 공기와 비행기가 만나면 충격파를 만들어내는데 전투기의 코는 이러한 충격파까지 가르기 위해 송곳처럼 날카로운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만약 전투기의 속도로 비행할 때 공기와 둥근 코가 만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