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감독원 신설 추진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 논의
"감독기구 신설만으론 부족" 지적도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 논의
"감독기구 신설만으론 부족" 지적도
이미지 확대보기국회와 정부가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력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전력감독원 신설 논의에 속도를 냈다. 재생에너지 확산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시장 참여자가 급격히 늘었지만, 이를 감시할 전담 기구는 사실상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설안이 한국전력(한전)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전기요금 결정 구조 개편 같은 핵심 쟁점을 비켜간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시장 참여자 19개사→7000개...감시는 제자리
전력거래소는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함께 설립된 전력시장 운영기관이다. 시장 감시는 현재 전력거래소 내 제한적인 조직이 맡고 있고, 장외거래를 전담하는 감독체계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라는 게 서왕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의 설명이다.
정책-심의·의결-조사·감독-집행 4단 거버넌스 구상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력감독원은 △그리드코드(전력망 기술기준)의 선제적 개선과 이행 감독 △전력시장 불공정행위 감시 및 시장제도 평가 △전력 데이터 관리·공개 체계 운영을 맡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책(기후부)-심의·의결(전기위원회)-조사·감독(전력감독원)-집행·운영(전력거래소·한전)으로 이어지는 '4단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총 6건이며, 이 중 3건(서왕진·허성무·김정호 의원안 등)이 전력감독원 신설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설 기구는 약 130명 규모로, 한전·전력거래소 인력 일부 차출과 신규 채용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정식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메가프로젝트 뒷받침 위해 하반기 법 개정 본격화
김창섭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전기국가로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감당할 규칙과 공정한 심판이 절실한데, 지금은 시장에 뛰어든 선수가 수십만에 이르는데도 규칙은 낡고 심판의 공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후부는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반도체·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려면 전력공급 체계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하반기 국회 논의를 지원해 관련법 개정을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감독기구 하나 늘리는 데 그칠 수 있다" 지적
전력감독원 신설 자체에는 관계기관·시민사회 내에서도 대체로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전기위원회 격상이나 전기요금 결정 구조 개편 같은 사안이 후순위로 밀리는 데 대한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감독원이 기존 체제의 이해관계자인 한전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전기위원회 지위 변화 없이는 전력감독원 신설 역시 결국 기후부 산하에 기관 하나가 더 생기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견해를 냈다. 또한 "감독만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에 적절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인위적으로 억제된 요금은 가격 신호를 왜곡해 수요 관리 실패, 재생에너지 투자 위축 등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기요금은 '한전 이사회 의결→기후부·기획재정부 협의→전기위원회 심의→기후부 장관 최종 승인'을 거쳐 결정되는 구조로, 시장원리보다 정부 결정에 의존하는 형태라는 평가가 있다.
이와 관련해 김소희 의원은 전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요금 인가 권한까지 부여하는 개정안을, 김정호 의원은 전기위원회를 '전기가스열위원회'로 확대·격상하며 별도의 '전기가스열감독원'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원포인트' 전력감독원 신설안과는 결이 다른 방향이다.
"민간역할 축소·규제 강화" vs "전기효금 체계에 영향"
업계의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 정책 방향이 점차 공기업 중심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라며 "민간 역할 축소와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시장 감시와 출력제어 규제, 이중 보고 체계 등으로 사업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반면 국민·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력감독원의 최종 역할 범위와 전기요금 결정 구조 개편 여부에 따라 향후 요금 체계에 실질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기후부와 국회는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본격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논의 속도에 따라 이르면 2027년 초 전력감독원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전망치이며 법안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력감독원의 최종 설계와 국회 심사 결과는 국민 전기요금과 전력망 안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향후 법안 심사 과정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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