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동산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
IMF 당시 5대 대형사 중 유일한 생존
IMF 당시 5대 대형사 중 유일한 생존
이미지 확대보기1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오는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60년 사진전, 헌혈, 문화강연' 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회사가 걸어온 6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기 위해서다. 특히 대신증권은 지난 50년보다 컸던 최근 10년간의 변화로 업계에서 가장 유니크한 사업모델을 갖추게 돼 행사에 의미가 더해졌다.
◇대형화 바람 속 '차별화' 길 걸어
대신증권은 금융권의 대형화 바람 속에서 '차별화'를 선택했다. 제한된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이다. 증권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을 인수하고, 새롭게 인가를 받아 신규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출발은 저축은행 인수였다. 지난 2011년 8월 중앙부산, 부산2, 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자산·부채 인수(P&A) 방식으로 인수했다. 대신저축은행은 출범 10년 만에 총자산 기준 15위권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에는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다. 주력사업인 부실채권(NPL) 비즈니스는 물론 부동산 등 대체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계열사로 인해 국내 최고급아파트 '나인원한남' 개발사업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해 부동산 신탁업도 시작했다. 자산관리회사(AMC)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을 본격 공략하며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글로벌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싱가포르, 일본 동경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사업다각화로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고객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기반이 됐다. 부동산을 활용하지 않고는 고객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기존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금융 부문과 에프앤아이, 자산신탁 등 부동산 부문의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어 냈다. 현재 대신금융그룹은 증권과 자산신탁 등 그룹의 시너지를 활용해 하반기 글로벌리츠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사업을 다각화해 차별화함으로써 지난 60년 중 최근 10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과거 '주식과 채권만 하는 회사'였다면 현재는 '주식과 채권도 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본격 금융그룹으로서 성장가도를 걷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10년간 대신증권이 보유한 100% 자회사는 세 배가 늘었다. 이들과 함께 지난 해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8855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금융그룹으로서의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IB·HTS로 증권업계 주름잡다
대신증권은 한국자본시장을 선도하며 성장했다. 투자은행(IB)명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주식중개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달려왔다. 증권업의 핵심 경쟁력인 인재와 시스템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덕분이다.
지난 1991년에는 업계최초로 인수합병(M&A) 주선업무 겸영인가를 얻어냈다. 1990년대에는 '인수 대신'이라는 명성을 얻을 만큼 수많은 인수 주선 딜을 성공시켰다. '기업을 공개하려면 대신증권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IT부문의 활약은 더 대단했다. IT 불모지였던 증권업계에 전산화 바람을 일으켰다. 1976년 전산터미널을 도입하고, 1979년엔 객장에 전광시세판을 설치했다. 당시 분필로 흑판에 시세를 적던 시절이었다. 모두 업계 최초 전산화 시도다. 국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시작인 '사이보스'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누적사이버거래액 10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하는 등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을 이끌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대신증권의 업계 지위에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수한 IB인력들이 빠져나갔다. 저가수수료로 무장한 증권사가 등장하면서 주식중개 부문의 경쟁력도 약화됐다. 증권업의 트렌드 역시 변하기 시작했다. 중개업의 시대가 저물고 투자의 시대가 온 것이다. 자본의 크기가 증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금융지주, 대기업계열의 금융투자회사는 앞다퉈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비즈니스 영역이 결정됐다. 자본크기가 신규비즈니스에 대한 진입장벽이 됐다. 증권을 모태로 성장한 독립계 증권사였던 대신증권은 규모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명동시대 재개막…사옥명 'Daishin 343'
대신증권은 1976년 현 명동예술극장(구 국립극장)을 첫 사옥으로 가졌다. 당시 명동은 금융의 중심지로 대신증권 명동사옥의 전광시세판은 늘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후 1980년대에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침으로 여의도에 새로운 사옥을 지어 이전했다가, 지난 2016년 말 32년 만에 명동으로 돌아왔다. 총 7개의 계열사가 한지붕 아래 모였다.
지난 1985년 여의도로 이전할 당시 대신증권은 총자산 1239억원, 자기자본 299억원, 임직원 59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는 총자산 23조5050억원, 자기자본 2조6029억원, 그룹임직원 2000여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올해 60주년을 맞아 대신금융그룹은 명동 사옥명을 기존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Daishin 343'으로 변경한다. 사옥 주소인 '중구 삼일대로 343'에서 착안했다. 주소는 세계 어디에서든 하나 뿐이라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다. 새로운 네이밍과 함께 대신금융그룹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 가장 유니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듯이, 앞으로도 대신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투자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부침 심했던 한국자본시장서 60년 생존
이번 대신증권의 창립 60주년은 부침이 유독 심했던 한국자본시장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탄탄한 리스크관리 시스템과 인적 노하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1962년 삼락증권으로 출발했다. 1975년 (故)양재봉 창업자가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뒤 한국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있다. 60년 동안 외환위기(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자본시장의 온갖 부침을 모두 극복해낸 것이다.
대신증권은 경제사변이라 불릴만한 1997년 IMF사태도 꿋꿋하게 견뎌냈다. 당시 5대 증권사였던 대신, 대우, 동서, 쌍용, LG 중 현재 회사가 없어지거나 경영권이 바뀌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100년 넘는 전통을 가진 국내 은행들도 IMF를 겪으며 파산과 피합병의 진통을 겪었다.
국내 금융투자회사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IB들도 파산하거나 경영권이 바뀌는 일이 숱하게 벌어졌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 유수의 글로벌 IB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파산하거나 경영권을 잃었다. 이렇듯 금융기관의 역사는 곧 위기극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립계 금융투자회사로서 대신증권의 60년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그룹 시너지 모은 전략상품 '리츠' 하반기 상장 목표
올해 대신금융그룹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그룹의 시너지를 모아 리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신 글로벌 코어 리츠'로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전세계 핵심지역의 부동산만을 추려 리츠에 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6~7월 중으로 국토부 영업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프리IPO를 통한 기관투자 유치가 논의 중에 있다. 초기 리츠 설립은 시가총액 4200억원 규모로 시작한다.
대신 글로벌 코어 리츠는 안정성과 분산투자 효과를 갖춘 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우량자산을 담은 멀티에셋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초기 유럽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와 일본 주요기업의 핵심지역인 지요다구에 위치한 A등급 코어 오피스, 출퇴근이 용이한 주오구 핵심지역에 위치한 멀티패밀리 임대주택 등의 편입자산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이후 미국 맨하튼, 유럽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에 위치한 우량 코어부동산을 편입해 나갈 계획이다. 연 5~6%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며, 배당은 반기마다 시행할 방침이다. 환율변동 리스크의 경우 원금의 100%를 환헷지해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부침 심했던 한국자본시장에서 60년을 생존했는데, 이제는 100년 가는 기업을 꿈꾼다"며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으로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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