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4개월분 급여+각종수당 5000만원+再고용 옵션까지
"급여수준마저 높은데 퇴직신청" 불편한 시선도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에 대한 1인 평균 급여액 1억5600만원
"급여수준마저 높은데 퇴직신청" 불편한 시선도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에 대한 1인 평균 급여액 1억5600만원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9일부터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악화된 시장 상황에 따른 인력구조 개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직원들의 퇴직을 받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퇴직직원들의 안정적 은퇴 설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완료하겠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신청 대상은 1967년 12월 이후부터 1982년 12월31일 이전까지 출생한 정규직원이다. 이 중 2017년 1월1일 이후 입사했거나 오는 2023년 임금 피크제 진입 예정자 등은 제외된다.
직급별 보상액은 부장A의 경우 3억6053만원, 부장B 3억4283만원 수준이다. 이어 차장 3억1431만원, 과장 2억8965만원, 대리 2억4747만원, 주임 1억9735만원 가량이다. KB증권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과 협의를 마쳤으며 확정된 내용에 큰 문제가 없어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하락과 나빠진 업황을 명분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KB증권이 고액의 보상을 지급하는 것을 곱지않게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증권업계 한 관게자는 "보상이 후해도 이 엄동설한에 누가 퇴직하고 싶겠냐"며 "그만한 돈이 있다면 고용 유지에 더 노력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한다면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돈이 있어야 희망퇴직도 할 수 있다. 신청한다고 모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희망퇴직자들에게 들어가는 돈 규모 역시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KB증권의 경우 2~3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는데 이번에 5000만원 추가 보상 부분이 추가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주 계열이라 회사가 탄탄하고 정년이 보장되는데도 오히려 희망퇴직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증권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이고 이미 노사가 협의한 사항"이라며 "직원의 안정적 은퇴 설계를 지원하고, 회사의 인력 구조를 개선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증권의 높은 급여 수준도 화제다. 지난해 말 기준 KB증권에는 정규직 2112명과 계약직 853명 등 모두 2965명이 재직하고 있다. KB증권 임직원들이 지난해 받은 급여액은 1인당 평균 1억5600만원으로 이는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1억4400만원보다 약 8.33% 높은 액수다. 또 신한투자증권 1억4000만원보다 11.43%, 하나증권 1억4700만원 대비 6.12%, 한국투자증권 1억5475만원 대비 0.81% 많다.
본사 영업 담당 남자 직원들 1억99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본사 관리 부문 여자 직원들의 9800만원 수준이다. 미등기 임원 49명은 평균 3억8700만원을, 등기이사의 경우 평균 8억500만원, 사외이사 6200만원, 감사위원 9600만원 등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KB증권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김성현 대표이사와 박정림 대표이사는 지난해 각각 9억4700만원, 6억6300만원을 받았다. 김 대표는 급여로 3억3900만원, 상여 5억4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100만원을 가져갔다. 박 대표는 급여로 김 대표와 같은 3억3900만원에 상여 2억76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800만원을 받았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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