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고성 오간 JB금융지주 주총장…얼라인 "승패 중요하지 않아"

공유
0

고성 오간 JB금융지주 주총장…얼라인 "승패 중요하지 않아"

사외이사 선임 둘러싼 2차전 예상

JB금융지주가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김보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JB금융지주가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김보관 기자
JB금융지주가 30일 전주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제1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측의 안건을 모두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를 행동주의 펀드의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 사측에 주주의 영향력을 보여준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다.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바는 정책을 도입하고 종래에 사외이사를 선임하게끔 하는 것"이라며 표 대결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얼라인은 보통주 현금배당 900원 건과 김기석 후보자의 사외이사 선임 건을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보통주 현금배당 건을 앞두고 주총장에서는 약 2시간 가까이 토론이 이어졌다.

JB금융지주는 보통주 1주당 715원의 현금배당 안을 올려 의결권 수 대비 76.74%, 발행주식 총수 대비 73.1%의 찬성을 받아냈다.

이로써 JB금융지주는 전년 누적 배당 성향 23%보다 4%포인트 오른 27%의 주주환원책을 시행한다.

주총을 마친 현장에서 한 투자자는 "얼라인 측의 요구가 없었다면 배당성향 27%까지도 어려웠을 수 있다"며 얼라인 측을 지지했다.
이날 95%가량의 참석률을 기록한 주총장에서는 한때 고성이 오갈 만큼 의견이 팽팽했다.

주총에 참석한 정용우 레인메이커자산운용 대표는 "최대 주주인 삼양사만의 이사회가 아닌 전체 주주의 이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 소각에 대한 제안을 전달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얼라인을 비롯한 주주들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주가로 주식을 사서 주주가 된 게 아니다"며 "낮은 주가로 주식을 사서 주주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JB금융지주를 글로벌 금융기관과 비교하는 건 그랜저를 사고 나서 왜 페라리나 BMW 같지 않느냐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낮은 주가로 주식을 샀다고 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며 "주식은 얼마에 사든 기업의 본질 가치를 추구하며 투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뒤이어 김 회장은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니다"며 "낮은 주가에 들어와 이를 견디라고 한다면 대표이사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날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됐으나 얼라인 측의 반응은 덤덤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는 활동이었다"며 "목표는 이번에 배당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사외이사 선임 건 역시 2차전이 예상된다. 집중투표제를 통해 관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 이사를 선임할 때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1주당 뽑을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줘 후보 한 명에게 집중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얼라인이 지분율 14.04%로 JB금융지주의 2대 주주임을 감안하면 승산이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번 결과와 상관없이 주요 의사 결정 시 얼라인이 요구했던 주주제안의 내용을 항상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보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eepi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