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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방 차관 도입 갈등…K-방산 잔여 계약 결제 리스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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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방 차관 도입 갈등…K-방산 잔여 계약 결제 리스크 부상

투스크-나브로츠키 정면충돌에 64조 원 규모 차관 불확실성 증폭
K2 전차·K9 자주포 2차 이행계약 대금 결제 시스템 차질 우려
폴란드 북동부 마주르카 지역에서 험지 기동 훈련을 수행 중인 제1마주르카 포병여단 소속 K9A1 자주포. 한국산 무기 체계의 추가 도입은 폴란드 내 행정부와 대통령실 간의 재원 조달 방식 합의 여부에 따라 그 속도와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제1마주르카 포병여단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북동부 마주르카 지역에서 험지 기동 훈련을 수행 중인 제1마주르카 포병여단 소속 K9A1 자주포. 한국산 무기 체계의 추가 도입은 폴란드 내 행정부와 대통령실 간의 재원 조달 방식 합의 여부에 따라 그 속도와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제1마주르카 포병여단 페이스북
폴란드 정부와 대통령실 사이의 437억 유로 규모 유럽연합(EU) 국방 차관 도입을 둘러싼 권력 투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방산 기업들의 잔여 수출 계약 이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고 유로 뉴스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EU 차관 좌초 시 금융 지원 공백 불가피…2차 계약 이행 '빨간불'


이번 폴란드 내분은 단순한 정쟁을 넘어 한국 방산 수출의 핵심 동력인 '금융 지원' 체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폴란드는 현재 GDP의 4% 이상을 국방비로 쏟아부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K-방산 고객으로 자리 잡았으나, 그 재원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관에 의존하고 있다. 투스크 정부가 추진한 437억 유로 규모의 SAFE 차관은 K2 전차 및 K9 자주포의 2차 이행계약과 천무 다연장로켓 등의 대금 결제를 뒷받침할 핵심 보급로였다.

그러나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이 거대 자금줄이 법적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우리 방산 업계가 기대했던 안정적인 대금 수령 스케줄에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이번 차관 도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갈 태세여서, 계약 이행을 위한 금융 약정(Financial Agreement) 체결이 지연될 위험이 높다. 이는 향후 2030년까지 예정된 대규모 인도 물량의 생산 계획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스크 정부 '플랜 B' 실효성 논란 속에 한·폴란드 정책 공조 시급

투스크 총리가 제시한 '폴란드 무장(Polska Zbrojna)' 프로그램 등 우회 전략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군 현대화 기금을 활용하더라도 결국 대규모 외부 조달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쓴 조달 방식은 차후 정권 교체 시 법적 책임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수출입은행(K-EXIM)과 시중은행들이 참여하는 공동 대출 등 우리 측 금융 지원 방식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군사 전문가들은 폴란드 정국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정부와 방산 업계가 보다 유연한 '맞춤형 금융 패키지'를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U 차관이 막힐 경우를 대비해 한국형 수출 금융의 한도를 증액하거나, 현지 생산 비중 조정을 통한 비용 분산 등 전략적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30년 유럽 최강군 건설을 꿈꾸는 폴란드의 야심이 내부 정쟁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한-폴란드 간의 고위급 채널을 통한 긴밀한 정책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