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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털의 쏘카 지분 매입에서 ‘호갱’된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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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털의 쏘카 지분 매입에서 ‘호갱’된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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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연금공단
롯데렌탈은 쏘카의 지분 17.92%를 고가에 매입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쏘카의 보유 주식은 단 한주도 사들이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은 쏘카의 대주주이지만 쏘카의 지분변동 과정에서 ‘호갱’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연금공단의 자산운용 정책에 일대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호갱은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이르는 말이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SK가 갖고 있는 17.92%(587만2450주)를 당일 종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SK로부터 전량 매입했다.

롯데렌탈의 SK 보유 쏘카 주식 587만2450주 매입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데 거래대금이 최소 1321억원에서 최대 1462억원 규모다.
1차 거래는 오는 14일까지 주식의 절반인 293만6225를 661억원(주당 2만2500원) 상당에 인수하고 2차 거래는 2024년 9월 13일까지 나머지 293만6225주를 총 661억~802억원(주당 2만2500~2만7300원, 직전 3개월 평균)에 인수한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17.92% 인수는 인수대금을 기준으로 주당 가격이 2만2500~2만4900원이고 이는 쏘카 지분 인수 계약 체결 당시의 종가 1만6110원 대비 40~55%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쏘카의 주가는 롯데렌탈의 SK 보유지분 인수 후 하락해 지난 1일에는 310원(1.92%) 내린 1만5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쏘카의 대주주로 6월말 기준으로 지분 5.72%(187만3871주)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상반기 쏘카의 지분을 사들여 쏘카의 주가 하락을 어느정도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했지만 정작 쏘카의 지분 변동 과정에서는 ‘팽’ 당하고 있는 호갱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쏘카의 지난해 8월 공모가는 2만8000원으로 1년후의 8월 31일 종가는 1만6110원으로 공모가대비 42.5% 하락한 수준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쏘카 지분을 5% 넘게 사들이지 않았다면 쏘카의 주가는 더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쏘카 주식 187만3871주를 SK와 같은 조건에 롯데렌탈에 팔 수 있었다면 지난 1일의 종가보다 1주당 6700원 상당의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적어도 125억5000여만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에 대한 방향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채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며 오너가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이 국민의 재산을 축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부실 기금 운영은 국민연금 재원을 깎아 먹고 국민들로부터 연금을 더 받아내고 연금은 덜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여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부담으로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금운영에 대한 일대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가위원회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와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가 국민연금공단 보험료율을 내후년부터 0.6%포인트씩 올리고 연금보험 수급시작 나이도 66~68세로 높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것도 국민연금공단의 부실 기금운영에서 빚어진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는 또 별도의 보고서에서 국민연금공단 조직에서 실제 연금기금을 굴리는 부문을 따로 떼어내 공사(公社) 형태로 만들자는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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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에 대한 방향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기업들의 지분 변화 과정에서 ‘호갱’과 ‘팽’을 당하고 있는 처지에 본연의 책무인 기금운용의 수익률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공단이 미국 등 선진국 기업의 주식을 사들일 경우 투자 기업의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똑같이 누릴 수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기업에 돈을 쏟아붓고 대주주이면서도 제 몫조차 챙기지 못하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내 기업들의 M&A 과정에서 마치 ‘닭 쫒는 개’ 신세처럼 지켜보고 있다가 주가가 떨어진 후에 지분을 팔고 떠나는 사례마저 비일비재해 경영권 프리미엄은커녕 되레 손실을 보는 기금운용으로 국민연금을 축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 변동 과정에서 제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지분뿐만 관련 계열사와 그룹 지주회사의 지분까지도 처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그룹이나 기업들로부터 국민연금기금의 지분을 존중받을 수 있는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M&A나 지분 변화 과정에서 오너가에 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국민연금공단에도 똑같이 부여할 경우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높아지고 국민들로부터도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국민연금의 지분 참여를 원할수록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또한 높아지고 기업가치도 향상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쏘카의 최대주주는 유한책임회사 에스오큐알아이로 지분 18.97%를 갖고 있다.

에스오큐알아이의 최대주주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로 지분 83.33%를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상반기 쏘가 지분 5.72%를 확보해 5%룰에 따라 보유 내역이 공시되고 있다.

쏘카는 외국인의 비중이 0.7%, 소액주주 비중이 23%에 이른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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