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주당순자산비율=PBR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렇다면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과 관련 ETF 도입이 기업가치를 높이거나 최소 ‘PBR 1배’ 수준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게 된다. 자본 등 여력이 부족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어려운 기업과 여력이 충분하지만 자산배분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는 기업이다. 이중 전자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지만 후자는 행동주의 펀드 등의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을 종합하면 결국 국내 증시는 밸류업의 방향으로 흐르게 되며 그 핵심은 현금성자산과 현금흐름이다.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 재원은 각각 잉여현금흐름과 현금성자산이다. ‘PBR 1배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 자사주 매입에 이은 소각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총자산-총부채)으로 나눈 비율로 자본규모가 적을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잉여현금흐름을 재원으로 하는 배당을 높여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당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에 관련 주식 수요가 늘면서 주가가 오르는 탓이다. 다만 두 주주환원 정책은 재원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선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은 현재 현금흐름이 우수한 기업대비 자원배분과 그에 따른 수익성 확보까지 시간이 걸린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일종의 ‘테마’ 성격이 짙다. 정부 정책이나 특정 산업이 태동하는 시기에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지만 이후 강자와 약자로 나뉘면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현금성자산도 중요하지만 PBR 1배 이하 기업 중 최근 수년간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거나 총자본 대비 현금흐름 비율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딥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2022년 영업활동현금흐름(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제외)이 증가한 기업(2023년은 미결산으로 제외) 중 PBR이 1배 이하인 기업은 총 169개다.
시가총액 상위기준으로 보면 금융, 지주, 통신, 운송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성장성이 제한되거나 금리 등 대외 요인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들이 주를 이룬다.
한편, 증권사들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KB증권은 PBR과 ROE(자기자본이익률)와 함께 정치, 경제적 관점을 고려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덜 선호하고 미국 의존도가 높거나 내수 중심 또는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큰 업종(자동차, 일부 금융)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ROE 대비 낮은 PBR을 기록하고 있는 자동차, 유틸리티, 금융 등 업종을 선호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